코로나19 확산에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NH농협은행 필기시험이 연기된 데 이어 상반기 채용을 앞둔 시중은행들도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못해 취업준비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반기 공개 채용을 진행하는 신한·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로 구체적인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3월 중 채용 계획을 확정해 4월께 상반기 공고를 올리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자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 공채는 한 번에 수백 명을 뽑기 때문에 필기시험 전형에만 4000~5000여 명이 몰린다. 밀폐된 공간에 수십 명이 붙어 앉아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지난달 9일로 예정됐던 필기시험을 2주 뒤인 23일로 연기한 바 있어, 오는 4월까지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채용 일정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불안 속에서도 지난 23일 농협은행 서류 합격자의 90%가량은 마스크를 쓰고 필기시험을 치렀다. 농협은행은 당초 지난달 28일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면접 일정도 함께 공지할 예정이었지만, 면접 일정은 잠정 연기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내 금융권 최다인 630여 명을 신규 채용했으나 올해 채용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3일 미디어SR에 "채용 관련해서 계속 검토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슈로 당분간 방향이 결정되긴 어렵다"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4월 공고를 내고 상반기에만 300여 명을 채용했다. 이달 중에는 상반기 채용 계획이 마련돼야 하지만 일단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IBK기업은행은 당초 이달 말 상반기 채용 공고를 올리고 4월 초 중순께 필기시험을 치르는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채용 공고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1박 2일 합숙 면접을 시행하고 있어 일정에 대한 부담이 크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채용 일정은 미정이다"고 전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수년간 상반기 공채를 따로 진행하지 않고 수시 채용을 하고 있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이나, 수시 채용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에 매년 은행권 채용 상반기 일정에 맞춰 취업을 준비해 온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공고가 올라오기만을 마냥 기다리며 일정이 연기되거나 규모가 축소될 것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취준생들은 통상적인 채용 일정에 따라 은행별로 스터디를 통해 필기시험과 면접을 준비해왔지만 은행권 채용이 일제히 늦춰지면서 일정이 한꺼번에 몰려 겹치는 상황을 우려한다.

은행 취업을 준비하는 A씨(28)는 미디어SR에 "함께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 코로나19 때문에 스터디도 하지 못하고 자격증 시험도 미뤄져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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