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정. 사진. SK실트론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실트론이 미국 화학기업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con Carbide Wafer, 이하 SiC 웨이퍼) 사업부 인수 작업을 지난달 29일 마무리했다고 2일 밝혔다. SK실트론은 SiC 웨이퍼의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번 인수 작업으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SK실트론이 듀폰의 실리콘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최종 인수 금액은 4.5억달러(약 5400억원)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으며, 사업부 인수에 따라 SiC 웨이퍼의 생산량 증대와 미국 내 추가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SiC 웨이퍼는 고경도, 내전압, 내열 특성을 갖고 있어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전기차, 5G 네트워크 등에 사용되는 전력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데다 통신업체의 초고속 5G 보급 확대에 따라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과 욜(Yole)에 따르면 SiC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조되는 전기차·통신용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억달러에서 2025년 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SiC웨이퍼 시장 규모도 올해 4000만달러에서 2025년 17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 업계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존 웨이퍼는 실리콘으로만 제조되지만 SiC 웨이퍼는 기존 실리콘 소재에 탄소화합물을 더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고온을 견딜 수 있다”면서 “기존 웨이퍼를 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SiC 웨이퍼가 전기차나 5G 네트워크 등에 훨씬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SK실트론은 구미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제조기업으로, 1983년에 설립됐다. 연매출 1조 5,429억원에 달하는 글로벌 5대 웨이퍼 제조 기업 중 하나로(2019년 기준),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판매량의 약 17%(300mm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대만 등 총 5곳에 해외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2001년에 설립된 미국법인을 통해 Intel(인텔), Micron(마이크론) 등 8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리콘 웨이퍼를 판매하고 있다.

SK실트론의 이번 인수 작업은 최근 정부와 사회의 소재기술 자립 요구에 부응하는 과감한 글로벌 기술 투자로 평가된다. SK실트론은 인수 이후에도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SiC 웨이퍼의 생산량 증대와 미국 내 추가적인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듀폰이 보유한 R&D 및 생산 역량과 기존 주력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인 싱클레어와 5G 기반 방송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5G 네트워크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구미 사업장에 코로나19 네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고 같은 지역 LG이노텍 사업장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SK실트론에서는 아직까지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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