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섹터와 시민사회 영역의 성장과 건강한 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민 공익위원회는 구조적 한계를 넘어 정부와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자생적으로 비영리 섹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 관점에서 시민 공익위원회는 공익법인들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직, 난립해 있는 각종 공익법인 관련 제도와 규제들 정리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조직으로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민 공익위원회가 왜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막혀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지 미디어SR이 공익법인 활동가들과 시민 공익위원회 설치 TF에 참여한 학계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고용부, 농식품부, 환경부, 3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로 꼽힌 시민공익위원회 설립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공익법인 관계자들은 여전히 공익위원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공익법인 관리는 소관 주무관청이 개별적으로 맡아 하고 있다. 공익법인의 설립 허가를 심사하고, 설립 이후에는 감독과 관리를 한다. 문화예술 관련 공익법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교육 관련 공익법인은 교육부가 맡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원화된 콘트롤타워 없이 분산된 체계로는 공익법인을 제대로 관리감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예가 'K스포츠·미르재단 사건', '어금니아빠', '새희망씨앗' 등이다. 특히 최서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는 공익법인이 정경유착에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재벌기업이 상속·증여와 편법적 지배구조 확장을 위해 공익법인을 활용한 사례도 적잖게 드러났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체감하고 있는 공익법인 현장에서는 공익위원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공익법인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관리 체계가 정부부처마다 조금씩 달라 통일성 있는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공익법인 설립에 관한 법률 하에 각 부처는 하위 법령인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라 법인을 자체적으로 관리감독한다. 문제는 이 규칙이 부처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 모두 같은 공익법인 지위를 갖고 있어도 주무부처가 어디냐에 따라 관리감독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공무원의 관리감독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공익법인 전문가가 아닌 공익사업 관련 공무원이 법인을 관리한다. 예컨대, 장애인 문화체험 공익사업을 운영하는 법인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련 부서 소속 직원에게 관리감독을 받는다. 

진짜 문제는 허술한 관리감독을 계속 유지하면 공익법인을 통한 사익편취 등 문제를 끊어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집단 공익법인 중 60.6%가 동일인(총수) 관련자와 내부거래가 있으며 상품, 용역 거래는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18.7%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해 사실상 의결권 거수기로 공익법인을 사용했다는 문제도 있다. 

공익법인은 정관계 로비로도 악용될 수 있다. 권력자나 정치인에 직접 뇌물을 전달하지 않고, 이들과 관련된 공익법인에 전달하면 뇌물의 성격을 띄더라도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워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감독을 맡을 공익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 모아 말했다.

또한 공익법인 관련 정부 정책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 탈세 및 부당 내부거래를 점검하기로 했고, 교육부는 자체적으로 사학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공익법인을 둘러싸고 여러 정부부처가 각각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한 곳이 도맡아 할 경우 종합적으로 추진력있게 실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공익법인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공익법인만을 위한 위원회가 설립되면, 통일성, 전문성 있는 관리감독으로 사익편취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각 부처로 흩어져 있던 공익법인의 힘을 규합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익법인이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어 공익법인을 활성화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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