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팀. 사진. ©A.M.P.A.S.®,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농심 주가가 전일대비 -0.53% 떨어진 2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최근 오스카상을 받은 기생충의 인기에 힘입어 기생충 관련주들이 상승세다. 농심의 주가 흐름도 주목해 볼 만하다. 기생충 속 등장하는 음식 중 하나인 `짜파구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 때문이다.

농심 주가가 50만원이 넘는 선에서 거래됐던 2016년에 비해 절반 수준인 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농심은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소식에 이후 3거래일간 주가가 10%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짜파구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에서 11일 농심주가는 23만 5500원에서 24만 6000원으로 4.45% 증가했다. 12일에는 25만 8000원으로 4.87% 뛰었다. 이후 4거래일간 보합권에서 거래되다 19일부터 4.58% 상승한 27만 4000원에 거래되면서 차츰 상승세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10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달인 11일에서 13일 짜파구리 재료인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출고가 기준 60%가량 급증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부터 지난 22일까지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농심의 효자상품인 신라면까지 넘보고 있는 수치다.

짜파구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해 만든 음식이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팀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했을 때도 짜파구리가 메뉴에 오르며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재 농심은 유튜브에 11개 언어로 제작한 짜파구리 제조 영상을 올리고 세계 각국 영화관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제품을 나눠주며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생충 효과에 따른 짜파구리가 기염을 토하고 있다"며 "여기에 신제품 `너구리 RtA가 용기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어 대형 신제품이 부재한 최근 라면 시장에서 농심이 주목받으며 외형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는 등 좀처럼 사그라들기미가 보이지 않자 실내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라면 제품의 성장세가 감지되고 있다.

생활필수품의 성격을 지닌 라면의 온라인 매출이 늘고 있는 점도 농심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미 1971년 미국에 라면을 수출하기 시작한 농심의 지난해 상반기 미국법인 매출은 2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7%가량 증가했다. 현재 농심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15%로 2025년 완공되는 서부 제 2공장이 가동되면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라면 소비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번 호재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이 확장된다면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1조 7466억원 가운데 수출은 1122억원으로 6.4% 비중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생충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짜파구리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농심의 외형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라면 시장이 포화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진출 확대가 영업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생충의 성과가 기업의 매출로 직결될지는 좀 더 두고 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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