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황교안 대표

보수 통합 세력인 미래통합당 대표다. 황 대표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공안, 박근혜, 국무총리다. 1983년 청주지검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부에 충원되면서 대한민국 공안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검사 시절 강정구 동국대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임수경 방북 사건을 담당했다. 이후 국가보안법 해설을 출판하는 등 자칭타칭 최고의 공안 전문가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 정권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했다. 이런 황 대표를 박 전 대통령의 분신으로 여기는 지지자들도 상당하다. 최근까지도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할 만큼 여전히 불가분적 관계이자 정치적 연결고리가 강하게 남아 있다.

황 대표에게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이미지는 국무총리다. 국무총리 시절 야당 의원들의 거친 대정부 질문 질의에도 침착하게 동요하지 않고 답변을 하는 그의 모습 보였다. 덕분에 국민들에게 관료형 리더십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 측근들의 증언에 따르면 실제로도 신중하고 조용한 이미지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강하고 당당한 대표를 원하는 요구에 삭발 투혼을 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도 했다.

박근혜

황 대표의 인생 변곡점이 된 사건은 통합진보당 해산이다. 2013년 법무부 장관 당시 정점식 사법연수원 기획부장 등 공안통 검찰 간부들을 총동원해 그해 11월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직접 청구했다. 최후 변론에서 "통합진보당은 대한민국에서 정당으로 활동해서는 안 될 반헌법적인 정당"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해산심판을 직접 청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안검사이던 황 대표에게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토론회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박근혜 후보에게 면박을 줬던 일이다. 당시에는 최서원(최순실) 씨가 이를 괘씸히 여겨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돌았으나 차후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가 기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대표는 수차례 본인이 직접 청구한 사건이라고 언급하며 최순실 씨가 기획한 것이 아님을 확인해 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국무총리로 영전한 것은 물론 차기 대권 주자로 이름이 오르기 시작했다. 황 대표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한 배경인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이 2011년 부산고검장을 마치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황 대표를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도, 박근혜 정부 내각에서 최장수 장관으로 재임하며 굵직한 현안을 처리한 것도 모두 지금의 황교안을 있게 한 디딤돌이다. 탄핵정국 이후 둘 사이 균열이 생겼다는 말도 돌지만, 황 대표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친박 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낙연

총선을 앞두고 종로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한판 승부를 앞두고 있다. 목숨을 건 투쟁, 사생결단, 모두 황 대표식 표현이다. 그는 말 그대로 정권 심판론을 토대로 뒤가 없는 총선 레이스를 달린다. 이런 황 대표에게 4.15 총선은 마지막 전장과 다름없다. 고강도 쇄신론을 요구하는 미래통합당 내부 분위기에도 종로 출마를 확정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 대권 도전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황 대표는 종로 선거와 관련해 단 한 차례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황교안 이낙연 구도로 비치는 것을 꺼리는 눈치다. 언론은 이 전 총리와의 빅매치 성사에 대해 묻지만,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저 황교안의 싸움"이라고 답한다. 민주당 대 황교안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의도와 달리 선거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종로구민 5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 지지율이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보다 17%p가량 높게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보수정당들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뭉친 만큼 지지율 변화를 기대하며 종로에서의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종걸

황 대표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5년 지기 친구다. 경기고 72회 동창이다. 이 의원이 사법고시이후 둘의 인생행로는 달라졌다. 황 대표는 공안 검사를 거쳐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의 길로, 이 의원은 사법연수원 생활 2년 차부터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종걸 의원은 박노해, 박태웅 등 사노맹 사건, 유서대필사건 등 시국과 관련 인권 관련 소송을 맡아 승소를 이어왔고 이어 민주당에 입당한 뒤 원내대표까지 지낸 5선 중진 의원이 됐다. 이 의원은 정치 입문 당시 황 대표에 대해 "학도호국단 단장으로 절도 있는 생활을 하던 모범생"으로 기억한다.

다만, 황 대표의 정치 입문 이후 둘 관계는 미묘하다. 입당 당시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인사 대신 "45년 지기 황교안이 미래통합당 대표가 됐다. 축하 인사를 하기엔 한국 정치가 너무나 녹록지 않다"면서 "친구로서 그에게 ‘메멘토 모리’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로 일종의 교만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셈이다.

노회찬

이종걸 의원과 마찬가지로 고 노회찬 의원도 황교안 대표와 경기고 동창이다. 두 사람은 공안검사와 진보 운동가로 다른 길을 걸어 왔다. 황교안은 학도호국단 연대장을 맡았지만, 노회찬 의원은 경기고 재학 시절 반독재 유인물을 뿌리고 다닌 걸 생각하면 참 대조적인 삶이다.

이종걸 의원과 다르게 노회찬 의원과 황 대표는 끊임없이 부딪혀 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노 의원은 박영수 특검에 수사기한 연장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를 단칼에 자른 것은 절친이었던 황 대표였다. 당시 노 의원은 "황교안 대행과 고교 동창인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4년 국회에 입성한 노회찬 의원이 삼성 떡값을 받은 검사 실명을 폭로하고 화살을 겨누자 이를 저지한 것도 당시 삼성 엑스파일 특별수사를 총괄했던 서울지검 차장검사 황교안이었다. 당시 노 의원은 실명 공개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 기소됐다.

2016년 탄핵 정국에도 국회 본회의에서 친구인 황 대표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총리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2018년 노 의원이 떠난 후 빈소에 찾은 황 대표는 친분 관계를 묻는 기자들에게 "안타깝다"며 "고인을 잘 모시기 바란다"고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서로를 기억하며 한평생을 친구로 지내온 둘은 악연으로 끝났다.

유승민

황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의 수 싸움이야말로 정치 공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총선, 대선 구도를 그려야 하는 두 사람은 치열한 눈치 싸움 끝에 보수 통합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손 한번 맞잡지 않고 한 통합으로 여전히 눈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미래통합당 출범식 불참을 두고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정도다.

유승민 의원은 본인이 생각했던 새집의 구도가 아니라 흡수한국당 처럼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황 대표도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계파를 살리고자 했던 유 의원에게 별다른 메시지를 주지 않고 있다. 해석만 많고 움직임이 없는 지금 키를 잡은 황 대표에게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여전히 수도권에 유효한 유승민 카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불출마 선언을 한 유 의원을 버리고 독자적인 행보를 걸을 수도 있으나 시간이 얼마 없다. 황 대표는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자유 우파 대통합을 위해서 참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똘똘 뭉쳐 문 정권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의 관계에 따라 다음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다.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공안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사법시험 30회에 합격한 뒤 대검찰청 공안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2차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거친 전형적인 공안 검사 출신이다.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 당시 그는 법무부 위헌 정당, 단체 관련 대책 TF 팀장을 맡아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을 주도했다. 이후 대검찰청 공안부장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어 사임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2019년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통영시 고성군 선거구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우병우 사단으로도 잘 알려졌으며 2019년 조국 청문회에서 주광덕 의원과 함께 조국 딸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창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황 대표가 검찰 재직 시절 삼성 비자금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의혹이 있고 퇴직 후에는 삼성의 사건을 수임했다면서 유착 의혹을 제기하자 정점식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인지, 황교안 당대표 청문회인 지 구분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언론에 공포한 노회찬 전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의원직을 상실한 사실이 있다"고 말하는 등 사실상 황 대표 복심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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