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롯데지주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신동빈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본격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19일 전 계열사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며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20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롯데지주와 4개 BU(Business Unit)가 공동으로 검토하고 추진하며 ‘必환경! 작은 변화에서부터’라는 기치 아래 현장에서의 공감과 실천 의지를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 계열사의 환경 지표 관리 수준을 진단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 등 3개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과제를 장기적으로 추진하면서 롯데 그룹만의 자원 선순환 구조인 ‘5Re(Reduce‧감축, Replace‧대체, Redesign‧변형, Reuse‧재사용, Recycle‧재활용)’ 모델을 구축하고 확산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플라스틱 소재인 페트(PET)의 생산부터 유통‧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 각 계열사가 관여하고 있다. 이 점에 착안해 롯데는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 ▷분리 회수 ▷원료 재활용 ▷플라스틱 폐기량 감축으로 이어지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rPET(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활용한 PET)를 공급하고 식품사 등 계열사는 다양한 제품 패키징과 의류, 신발 등에 rPET를 소재로 활용한다. 또한 유통과 판매 단계에서 자원 선순환의 가치를 홍보해 rPET 제품의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유통사의 소비자 접점을 활용해 자원 회수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간다.

이렇게 회수된 자원은 다시 롯데케미칼의 rPET 원료로 재활용하게 되므로 롯데그룹 내 자체 선순환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선순환체계 구축을 목표로 2025년까지 계열사가 생산하는 PET 패키징 제품의 rPET 사용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추진하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사진. 롯데지주

롯데는 명절 선물세트에 다수 사용되는 일회용 포장재도 줄여나가겠다면서 2025년까지 유통사 명절 선물세트의 친환경 포장 제품의 비중을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패키징을 변형한 바 있다. 지난 설 명절에는 다양한 친환경 포장 방식을 적용해 굴비 선물세트는 특허 기술이 접목된 종이 골심지 등으로 내‧외부 모두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포장재를 사용했으며 세븐일레븐에서는 재활용을 가능케 하기 위해 로고를 제거한 얼음컵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와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은 이미 그룹 내 일회용품 사용 계열사와 함께 ‘포장기술 협의체’를 구성하여 친환경 포장 개발 및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향후 유통사와 함께 친환경 배송 상자 개발 및 상자 회수, 재활용 시스템 구축 관련 연구를 확대해 나간다고 밝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유통사로 소비자 접점이 있어 재활용 방법 및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며 물류 네트워크와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자원 회수 프로세스도 효율화 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포장재로 사용되는 종이 중에는 코팅 처리로 인해 재활용이 되지 않는 재질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에 롯데백화점과 마트에서 사용한 종이 재질 포장재는 100% 재활용되는 것으로 향후 다른 제품에도 사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2025년까지 그룹 내 발생하는 식품 폐기량을 30% 감축하는 목표도 세웠다. 식품 폐기량을 측정해 생산‧가공‧유통 각 단계에서 식품 폐기량을 감축하고, 폐기물로 분류된 식품에 대해 비료 등으로 재활용 방안을 연구해 매뉴얼화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롯데는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나오는 커피찌꺼기로 친환경 유기질 비료를 생산해 제주 감귤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이 농가의 한라봉 등 농특산물을 롯데가 다시 제품 원료로 사용하는 등 식품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해 나가고 있다.

롯데지주 황각규 대표이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소비자의 생애주기와 함께하는 롯데의 비즈니스 특성에 맞춰 모든 단계에서 환경적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앞으로도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 접점에서 환경 가치를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롯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지배연구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롯데는 조직 내 성과 관리 시에도 ESG 관련 지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롯데의 ESG경영 평가 순위도 점차 상승하고 있어 프로젝트의 실효성과 추진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관심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사무총장도 미디어SR에 "재활용률을 높여 추가 생산되는 플라스틱을 줄여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 8.0 ECO 생수병이라든지, 미세 플라스틱의 주범이기도 한 보냉제를 물로 대체 한 조치 등 대기업이 솔선수범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선례가 됐다는 점에서 훌륭하다. 관심있게 지켜보고 실천까지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는 올해 초, 투자를 결정할 때 기후 변화 관련 위험과 대응 수준을 뜻하는 ‘환경 지속성’을 핵심 지표로 삼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블랙록은 자산규모만 8100조원에 달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꼽힌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의 CEO인 사이러스 타라포레발라도 ESG경영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고 못박기도 했다. 글로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금융계 큰 손들이 나서기 시작하면서 재계 및 금융계에서는 ESG경영이 곧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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