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산한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 매장. 사진. 정혜원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롯데그룹이 디지털 전환 추진 목표를 가속화 함에 따라 유휴 자산에 대한 매각과 구조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3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오프라인 점포 700여곳 중 200곳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프라인 자산 정리는 일정 부분 예상되어 왔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롯데리츠를 상장해 롯데백화점 강남점, 구리점, 광주점, 롯데마트 의왕점, 장유점, 롯데아울렛 청주점 등 1조 4870억원 규모 점포를 유동화 했다.

경기부진, 사드 사태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 전략물자 수출 금지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 등 연일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3% 급감하면서 이마트, 쿠팡과의 이커머스 경쟁을 위한 총탄 마련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2018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전략 추진을 위해 향후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나 지난해 4분기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와의 경쟁 심화로 1조 16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이 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리스회계기준이 변경되어 미래 손실이 반영된 수치다. 2년 연속 적자 점포를 대상으로 손상 차손이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자가 점포는 향후 10년간 가치 하락분이 반영되었다.

이번 구조조정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점포 폐쇄와 기존 점포의 기능성과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백화점, 아울렛, 마트, 슈퍼, 롭스 중 수익성이 가장 떨어지는 점포를 폐쇄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기존 5개 사업부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 채널 관점에서의 리모델링이 추진된다. 롯데마트 등 모든 점포를 물류거점화한다. 이에 월마트 등 유통업계가 기존 점포를 물류 기지로 활용하는 라스트 마일 전략을 수도권을 물론 전국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옴니채널이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여러 쇼핑 채널들을 고객 관점에서 빈틈 없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이 모든 매장 이용시 하나의 매장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정기인사에서 기존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5개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분리되어 운영됐던 사업본부의 인사와 예산 전권을 12월 강희태 신임 유통BU장에 부여하는 등 권한을 강화한 바 있다.

당시 롯데 측은 롯데쇼핑 사업부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의 개편을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열 재정비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롯데리츠에 이어 김 유통BU장이 롯데쇼핑 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나머지 유휴 자산 매각과 옴니채널 구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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