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고발, "대국민 겁박, 이례적이고 폭력적"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고발, "대국민 겁박, 이례적이고 폭력적"
  • 이승균 기자
  • 승인 2020.02.1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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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구혜정 기자<br>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민주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다.

임 교수는 1월 29일자 경향신문 칼럼에서 신임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행사 등을 언급 하며 "정권 내부 갈등과 여야 정쟁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도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장관에게 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상전이 됐다. 재벌개혁은 물 건너갔고 노동여건은 더 악화될 조짐이다. 이제는 끊어버려야 한다. 선거에 매달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라는 표현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임 교수의 칼럼은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 심의위원회도 회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이 알려지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다.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한다.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말자"고 비판했다.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가세해 "나도 고발하라, 임미리 교수의 한점 한획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한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 교수의 주장을 거리낌 없이 반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야당도 공세에 참여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이해찬 대표가 임 교수를 고발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짓밟겠다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정권에 비판적인 지식인과 언론을 탄압하겠다는 대국민 겁박"이라며 고발을 취하하고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특정 정당이 신문 칼럼 내용을 이유로 필자를 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다. 선거에 그렇게 자신이 없는 것인가? 민주당은 즉각 임 교수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라"고 말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함께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도 임 교수 고발을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14일 이 전 총리 측에 따르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 고발 취소 요청을 하며 '안 좋은 모습'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전해졌다.

정계는 물론 진보 진영에서도 이번 고발 사건이 큰 실책으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보 진영 한 정치평론가는 미디어SR에 "왜 망하는 지 모르고 망하는 길을 걷고 있다. 자충수와 다름 없다"고 봤다.

당황스러운 것은 본인 임미리 교수도 마찬가지다. 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선거는 개개 후보의 당락을 넘어 크게는 정권과 정당에 대한 심판”이라면서 “선거 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 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선거의 이름을 빌리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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