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팀. 사진. ©A.M.P.A.S.®,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 영예를 안으면서 문화 콘텐츠 산업 분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단기 재조정(리밸런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화 콘텐츠는 투자 수익률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사업 연속성을 유지해온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기생충 여파로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아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계열사 바른손은 나흘 연속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른손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5760원 종가로 마무리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역시 마찬가지로 시상식 직전 종가 대비 247% 급등한 4955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기생충 투자와 배급을 맡은 CJ그룹 역시 동반 상승했다. CJ ENM은 13일 기준 전일 대비 8.65% 상승한 16만 4500원으로 마감했다. CJ CGV 역시 장중 31000원까지 올랐으나 조정을 받고 1,38% 오른 29450 종가를 기록했다.

영화 기생충의 장비, 사운드 특수효과 등 후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덱스터 역시 전일 대비 21.77% 오른 9790원, 투자사 컴퍼니케이파트너스도 전일 대비 2930원 오른 12850원으로 상한가를 올렸다.

그 밖에도 영화, 비디오물 및 방송 프로그램을 배급사, 드라마 제작사 등 영화 콘텐츠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거래소 상장 14개 종목이 전일 대비 8.17% 상승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카데미 수상을 통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K-영화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고, K-콘텐츠의 저변이 다시 한 번 확장됐다”면서 “국내 콘텐츠 관련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재조정 효과까지 거론되는 것은 최근 문화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부가판권 시장에서 올릴 수 있는 수익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서다.

증권사 문화부문 투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확보한 영화 IP의 부가판권을 기반으로 넥플릭스, 유튜브 등 OTT로 공급하며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대감에 리밸런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수상 이후 할리우드 진출 전략과 관련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전례가 없으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반을 가져야 하고,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특히 "이제 더욱 상세하고 정교한 전략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금은 정말 좋은 기회이고, 우리는 전략을 짜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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