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②] 회식·워크숍 취소에 대중교통 기피...달라지는 직장인의 삶
[코로나19 ②] 회식·워크숍 취소에 대중교통 기피...달라지는 직장인의 삶
  • 김사민 기자
  • 승인 2020.02.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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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둔 예금보험공사. 사진. 정혜원 기자
사무실 출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해 둔 예금보험공사. 사진. 정혜원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코로나19가 국내에 지속해서 확산하며 28명의 확진자가 나오자, 이들이 다니는 직장에도 여파가 미쳐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직장 폐쇄, 재택근무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의 일상생활 모습의 변화도 두드러진다.

13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어웨이 설문조사 결과 중국 베이징 직장인 중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춘제 연휴 이후 재택근무를 한다고 응답했다. 직장에 직접 출근해서 일한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총 44653명이 감염되고 그중 1113명이 사망한 중국은 이미 대부분의 직장인이 출근하지 못하고 집에서 일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재택근무를 하기 위해 중국의 대표 업무용 메신저 '딩딩'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앱 다운로드 순위가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을 넘어서기도 했다.

아직 한국에서는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많지는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면 중국과 비슷한 양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계는 제약업계다. 업무 특성상 병원이나 약국을 자주 방문해야 하므로, 사태가 본격화한 이달 초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한국 사무소는 2~4곳을 제외하고 현재 한국화이자, 한국MSD, 암젠코리아, 한국얀센, 한국노바티스, 한국애브비, 한국릴리,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등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특수 업종 외 일반 기업에서도 직원 중 확진자 및 감염 의심자가 나오면서 한시적 직장 폐쇄, 유급 휴가 격리 등의 조치를 잇달아 취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GS홈쇼핑, 현대 등은 직원 중 확진자가 나와 직장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20번째 확진자의 직장인 GS홈쇼핑은 지난 2일부터 확진자와 함께 근무한 부서원들에게 2주간 재택근무, 유급 휴가를 명했으며, 전체 직원회의를 금지하고 단체 행사를 취소했다. 그런데도 우려가 확대돼 6일 오후 1시부터 8일 오전 6시까지 한시적으로 직장을 폐쇄했다.

같은 날 현대 계동 사옥도 이 건물 3층에 근무하는 직원의 가족이 19번째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일부를 폐쇄하고 해당 직원과 함께 근무한 직원들은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19는 소독제에 대부분 사멸하기 때문에 건물 방역 조치 후 바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교수는 "확진자가 거쳐 간 곳은 방역 당국에서 소독하는데, 소독 이후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사멸하므로 문제없이 다녀도 된다"면서 "바이러스 자체도 병원 등 특수한 환경에서는 최장 3~4일 동안 살지만, 일반 환경에서는 하루 이상 살 가능성이 없고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사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무리한 직장 폐쇄나 재택근무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커져 직장인들의 일상 모습을 바꾸고 있다. 직장인들은 회식, 워크숍, 해외 출장 등을 취소하고 근무 시간에 마스크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불편한 회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관, 음식점, 카페 등의 서비스업은 물론 최근에는 일반 기업 사무실에서조차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하고 수시로 손을 소독하기를 권장한다. 다른 출입구를 모두 봉쇄하고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한 곳으로만 출입하게 해 입구에서부터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기업도 늘었다. 

한 기업 사무직 A 씨는 미디어SR에 "회사에서 마스크를 못 구해서 직원들에게 마스크 하나를 주면서 근무 중에 일주일씩 쓰라고 한다"면서 "집에서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대중교통을 포기하고 가족 모두가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한다. 아무래도 출근 시간에 인구가 밀집돼 대중교통은 불안하다"고 말했다.

예정된 워크숍 일정이 취소돼 특별 휴가나 인센티브로 대체하는 기업도 늘었다. IT기업 직원 B 씨는 "코로나19로 회사 전체 워크숍이 취소되고, 워크숍 준비 비용을 절감한 이유로 개인에게 인당 100만원씩 지급했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도 바뀌었다. 여럿이 함께 먹는 탕, 찌개류보다 1인식이 주로 나오는 분식점이나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찾는 직장인이 늘었다.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의 행렬로 붐볐던 여의도 증권가 한 식당 관계자는 "매출이 2~30% 정도 줄었다. 손님들이 모든 음식에 국자나 접시를 따로 달라고 해서 나눠 드시려고 한다"고 말했다.

퇴근 후 직장인들은 자기 계발, 네트워킹 등을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했지만, 코로나19 불안감에 취소하는 일도 잦아졌다. 특히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모임을 취소하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 환불 등으로 손해가 크다. 헬스장, 수영장 등 운동 시설도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출석률이 저조해졌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하면 자영업자는 물론 관광·무역·생산·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직장인들이 외부로 출근하지 않고 집 안에서 근무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시 혜택을 보는 업종도 생긴다. 

원격 업무 수행·전자상거래·게임·온라인 교육·유료 지식 콘텐츠 등의 IT 업종, 홈스쿨링 서비스, 배달 및 방문 서비스, 의약·건강·보건업종이 향후 급부상할 전망이다. 

김사민 기자 samin@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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