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 권민수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작년이랑 비교해 보면 2월 매출이 25% 정도 빠졌어요. 지금 심경을 말해 뭐하겠어요. 빨리 이 사태가 끝났으면 할 뿐이지."

서울시 송파구에서 냉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60)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줄어든 매출을 이야기하며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극도로 꺼리면서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관광지인 명동, 홍대뿐 아니라 골목상권도 타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다. 특히 여름 성수기를 맞는 냉면, 빙수 등 업종은 공포감이 심하다. 오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냉면 가게인 우리는 4~8월 여름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여름까지 지속되면 전년 대비 40% 정도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2월 4일부터 10일까지 도소매업, 외식업, 개인서비스 등 소상공인 1096명을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의 97.9%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5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44%(480명)으로 제일 많았으며, `30~50% 감소`가 27.2%(206명), `15~30% 감소`가 21.6%(235명)로 뒤를 이었다. 

확진자들이 치료 후 퇴원하면서 사태가 안정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지만, 여름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해 국민의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 졸업식이 대거 취소돼 대목을 놓친 화훼시장도 울상이다. 화훼는 졸업식, 어버이날, 크리스마스 등 한 철 장사로 한 해를 버티는 산업이다. 화훼 상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40)는 "졸업식 대목을 놓쳐 이미 손해가 심각한데, 코로나19가 5월 어버이날까지 가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된다. 풀타임으로 쓰던 직원도 파트타임으로 돌린 상황이다. 과거 화훼시장이 어려울 때 많은 시민이 1T1F(원 테이블 원 플라워, 한 테이블에 한 꽃) 캠페인을 해주셨는데, 이런 캠페인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유지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백화점에서 의류를 유통하고 있는 안모 씨(26) 또한 수입이 크게 줄어 고민이 깊다. 

안 씨는 "2월이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매장에 사람 자체가 없다.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30%에 불과해 직원 월급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옆 매장은 아예 가게를 내놨다. 안 그래도 장사가 어려운 판에 코로나까지 겹쳐 너무 힘들다. 코로나 사태가 여름까지 가면 다 무너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상공인의 비명에 중소벤처기업부도 지원에 나섰다.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경영 애로 자금 200억원과 지역신용보증기금(지역신보) 특례보증 1000억원을 지원받도록 했다. 지원 대상은 음식, 숙박, 도소매, 운송, 여가, 여행 관련 업종 서비스 가운데 매출 감소나 중국 수출입 관련 피해가 인정되는 소상공인이다. 

소진공과 지역신보는 신속한 지원을 위해 현장 실사를 생략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출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하거나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 남대문 시장을 찾아 "정부도 전통시장,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해주는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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