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머니게임, 관심을 기울이면 보장되는 확실한 재미
[리뷰] 머니게임, 관심을 기울이면 보장되는 확실한 재미
  • 이승균 기자
  • 승인 2020.02.1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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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tvN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머니게임은 대한민국 최대 금융스캔들로 불리는 외환은행을 미국계 헤지펀드 론스타에 헐값 매각한 사건을 각색한 TV 드라마다. 정부 지분이 투입된 은행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금융관료들이 처리 문제를 놓고 내부적으로 암투를 벌이는 상황을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같은 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 외환위기를 다룬 ‘국가 부도의 날’이 장르의 한계로 사건을 표면적으로 다루었다면 머니게임은 충분한 호흡을 갖고 실제 대한민국의 돈맥의 흐름을 결정하는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부처 관료 그들만의 리그를 드라마로 끄집어냈다.

드라마는 론스타 사건 당시 핵심 인물이었던 금융 엘리트 이름을 극중 인물로 간접적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픽션과 논픽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부실 은행으로 나오는 정인은행을 외국계 헤지펀드에 매각 승인받기 위해 자기자본비율(BIS) 잠정치를 임의로 조정하는 등 현실의 재료들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

극 초반에는 정인은행 매각을 추진하는 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채이헌(고수) 금융위 금융정책국 과장은 신임 금융위원장 허재(김성민)와 갈등 구조를 그린다. 채이헌은 정인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조작되었다는 심증을 갖고 허재를 의심한다. 신임 기재부 국제금융국 사무관 이혜준(심은경)은 정인은행 BIS 조작의 실체를 밝힐 문건을 입수하면서 극의 중심에 함께 선다.

중반부에 들어서 허재는 금융위원장에서 신임 경제부총리로 오르게 된다. 허재와 갈등을 빚던 채이헌이 허재의 오른팔로 등장해 허재 파와 반 허재파로 싸우던 세력들은 경악하게 된다. 9화에서는 외국계 헤지펀드 바하마의 먹튀 계획을 무산시키려는 채이헌을 비롯한 금융 관료의 활약과 헤지펀드와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외환위기와 외환은행 사건에 관심이 있었다면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다. 소신 있는 경제관료 채이헌, 야망가로 대한민국 금융을 흔드는 허재, 정의감 넘치는 신임 사무관 이혜준의 심은경 캐릭터의 연기력으로 버무린 론스타 사건은 충분히 흥미롭다.

채이헌의 빛나는 외모와 수트핏에도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튀어나오는 것은 드라마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 첫 방영 이후 시청률이 지속 하락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추측된다. 머니게임 김상호 PD도 제작발표회에서 “몇 가지 경제용어들이 나오기는 하는데 약간 어렵다. 연기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려웠던 경제용어도 이해가 되는 일석이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는 어려운 경제 용어 설명을 위해 유명인을 등장시켜 관객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시청자를 위한 더 섬세한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제공 : tvN

금융관료가 보면 폭소를 금치 못할 장면들도 일부 있다.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금융위원장 대신 과장인 채이헌이 정부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에서 있기 힘든 일이다. 상사인 국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데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현장에서 반박하는 장면도, 지방대 출신 여성 흙수저로 나오는 신임 이혜준 사무관에게 회의시간에 선배가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난해하고 무리수를 던지는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이 드라마는 충분히 추천할만한 가치가 있다.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고 현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당국을 주시할 수 있어서다. 극 중 주인공 금융위원장 허재(김성민)는 “IMF 외환위기 당시의 문제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23년이 지난 현재에 다시 그때의 교훈을 얻지 못했다”고 말한다. 

수많은 국민들이 외환은행에 맡긴 돈은 론스타에 매각 이후 배당과 지분 매각으로 무려 4조 9천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론스타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매각을 고의로 지연시켜 손실을 봤다고 국제 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하면 국고 손실이 불가피하다. 최근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은 사명에서 앞에 붙는 KEB라는 영단어를 빼 버렸다. 외환은행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론스타 사건 이후에도 대우조선해양 매각, 쌍용자동차 중국 상하이차 매각 등 금융 관료의 손으로 대한민국의 자산은 여전히 세일즈되고 있다. 드라마 그리고 그들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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