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 사진. 우리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 회장 징계 확정 전까지 지배구조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정한 뒤 조직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전날(11일)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6곳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임원·본부장 인사와 조직개편까지 밀린 지배구조 숙제를 해결했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추천했다. 권 대표는 지난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에 우리금융지주 경영지원 본부장, 대외협력단 상무, IB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우리PE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2018년 우리금융을 떠나 2년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는 당초 손태승 회장의 측근인 김정기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을 차기 우리은행장에 앉힐 거란 관측을 깬 의외의 결과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를 낳았다. 

김정기 부행장은 손 회장이 발탁하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내부 인사로, 이사회가 손 회장 연임을 강행하는 방침을 굳혀 자연스레 김 부행장이 은행장으로 선임되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이사회가 김 부행장을 내정해놓고 형식상의 후보 면접을 진행한다는 설까지 나돌던 중 돌연 권광석 대표가 행장에 오른 것은 민감해진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권 대표는 정치권과 금융권을 망라하는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해 향후 DLF 외에도 라임, 키코 사태를 마무리 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의 연임 강행에 금융 당국과 '불편한 관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손 회장의 측근을 은행장에 선임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가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현 상황에서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은행의 조직안정화 및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금융은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이 보류되면서 함께 늦어진 자회사 6곳의 대표이사 후보도 11일 선정했다. 행장 후보 숏리스트에 올랐던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를 비롯해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최광해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는 연임이 결정됐다. 우리종금 대표이사에는 김종득 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에 조수형 현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펀드서비스에 고영배 현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가 새롭게 선임됐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CEO 선임이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임원 및 본부장급 인사도 단행했다. 또한 시급한 조직 안정화 과제를 위한 첫 단추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를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을 지주사 내에 신설한다. 우리은행도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신설해 이를 은행장 직속의 독립 조직으로 두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2일 미디어SR에 "우리은행장 선임 및 자회사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조직 안정 및 종합그룹체계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실시했다"면서 "이제 남은 과제는 그룹 차원의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나며, 신설되는 사업관리 전담조직을 통해 그룹 주요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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