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그룹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KB금융지주를 누르고 리딩 금융지주 자리를 지켰다. 은행 부문은 KB금융이 우세했지만 비은행 부문 수익에 승패가 갈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금융지주는 누적 당기순이익 3조 4035억원을 기록하면서 KB금융지주(3조 3118억원)를 917억원 차이로 앞섰다.

신한금융지주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6년 연속 당기 순익 증가세를 실현하며, 지난 2017년 KB금융지주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2년 연속 탈환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One Shinhan(원 신한) 협업 기반의 그룹 매트릭스 체제 안착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하면서 그룹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또한 글로벌 이익 구성을 다변화하면서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국내 먹거리에서 벗어나 해외 수익을 확대한 점도 한몫했다. 신한금융은 그룹사 간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신규시장 현지화를 가속화해 글로벌 부문 순익이 전년 대비 23.3% 성장했다.

반면 은행 실적으로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섰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3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지만, KB국민은행(2조 4391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뒤처졌다. KB국민은행은 이자이익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년 대비 8.0% 증가했다.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의 호실적을 포함해 그룹 당기순익도 전년(3조 612억원) 대비 8.2% 증가했지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계열 실적에서 신한금융에 크게 밀렸다. 지난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당기순익은 5088억원, KB국민카드는 3165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손익은 전체 손익의 34%를 차지하며, KB금융은 그보다 다소 낮은 31%로 나타났다.

한편 KB금융은 올해 비은행 부문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꾀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달 2조원대 알짜 매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비교적 취약한 생명보험 부문 강화 의지를 밝혔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차이가 1000억원대로 근소한 만큼 올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인수 효과를 입어 리딩 금융지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그룹 실적 개선에도 비은행 계열사 인수 효과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의 자산 규모는 각각 13위, 11위로,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치고 두 곳을 합병하면 자산 규모는 단숨에 5위로 올라선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시 생보사 보완에 따른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및 그룹 이익 개선에 따른 ROE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모멘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KB금융 2020년 추정 순익은 약 3.4조원으로, 연간 1800~2000억원의 순익이 예상되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3.6조원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KB금융 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그룹 포트폴리오와 펀더멘탈에 도움이 되는 매물이 있으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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