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왼쪽)이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공식세션에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 회장,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회장, 코쿠부 후미야 일본 마루베니 회장,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 SK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스탠퍼드대에서 사례연구 주제로 채택되는 등 보편적인 경영 방법론으로 평가받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학계 등에 따르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지난달 15일 사례연구 'SK그룹: 사회성과인센티브(SK Group: Social Progress Credits·SPC)'를 게재했다.

조지 세라핌 교수 등 하버드 경영대 연구진 3명이 공저했으며 SK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운용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가 주 연구 대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SK가 그간 추진해온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한 데이터를 연구진에 제공해 학문적으로 유효한 방법론인지 검증한 것”이라면서 “결론을 내기에는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들었지만 사회성과인센티브가 사회적 문제 해결 효과를 확대하는 데 기여한다고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24쪽 분량의 사례연구에는 SK그룹의 사회공헌 역사와 철학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SK가 제시한 ‘DBL(Double Bottom Line)경영’까지 소개됐다. DBL경영은 기업의 수익 구조에서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일자리, 환경오염 등 사회문제 해결)를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수익 구조의 혁신을 지향하는 경영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성과와 함께 사회적 가치도 측정해 관리 대상으로 삼는다.

SK는 2015년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 성과를 측정한 뒤,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성과금을 지급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은 재무 안정성을 얻고 더 많은 사회 성과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이뤘다.

사례연구에 따르면 SK경영진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경제적 성과와 인재양성으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앞서 작년 9월에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도 SK의 DBL 경영을 사례연구로 채택했다. 제목은 'SK의 DBL 경영, 새로운 도전과 앞으로의 길(SK's Double Bottom Line: Challenges and Way Forward)'로, 20쪽 분량이다.

사례연구는 SK가 간접적으로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불순물을 처리하기 위해 물이 없는 세정기를 고안하고 전국 3600여개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을 위한 다양한 운영 측면을 다루고 있다.

SK는 故 최종현 회장 때부터 대규모 조림사업과 해외유학 지원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회공헌에 힘써왔으며, 최근엔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카드를 꺼냈다.

SK는 2018년까지 참여한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 성과를 9300만달러로 측정했으며 이들에게 인센티브로 2000만달러를 지급했다.

SK는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2018년부터는 SK그룹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측정해서 DBL 경영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는 중이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공식 초청으로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세션에 패널로 참가해 SK의 사회적 가치 추구 노력과 성과를 소개한 바 있다.

패널로 참가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역시 기업이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도록 담보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SK 사례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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