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지난해 12월 2일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해 두 달 만에 3만 명에 가까운 확진자를 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에서도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주 만에 23명까지 늘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지난 경과와 향후 대응책을 짚어봤다. 

6일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는 23명으로 늘어났다. 전날(5일) 19시 기준 19명에서 하룻밤 새에 4명이나 늘어난 숫자다. 같은 시간 전 세계 총 감염자 수는 2만 8230명으로 집계됐으며, 그중 565명이 사망했다. 

전체 감염자의 99%는 중국 감염자다. 홍콩에서 1명, 필리핀에서 1명 외 나머지 563명의 사망자도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 8일 첫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어 지난달 23일 639명에서 3주 만에 40배가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79.5% 유사하다는 데 비추어 이번 여름에는 가라앉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완벽히 분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기대일 뿐이다.

한편 홍콩대학과 영국 런던 임페리얼 대학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실제 확진자 수는 중국이나 전 세계가 공식 집계한 수의 10배 이상일 거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닐 퍼거슨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만명가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면서 "현재 감염된 사람을 3만 명에서 2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또한 홍콩대학에서는 최초 발병지인 우한시 실제 감염자 수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7만 5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1월 25일 기준 중국 당국에서 발표한 우한시 감염자 수는 761명으로, 추정치의 1%에 불과했다. 중국 당국 집계의 정확성에 의심을 품는 세계 각국 학계의 지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학계에서도 이번 사태의 판데믹(pandemic·세계 전반으로 확산한 전염병)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네 대륙에 모두 확산해 있다.

이종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WHO의 전염병 대응 리스트에 후보로 들어가 제외됐음에도 본격적으로 유행하면서, 현재 우한시 외 다른 나라를 여행했던 사람들에게서도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감염자 한 사람이 2.2명에게 전파한다는 예측이 최근 3.9, 7.4명으로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사람 간 전파가 많이 진행됐는데, 정부가 봉쇄 정책을 빨리 쓰지 못한 게 이런 일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파 속도가 빨라 초기 증상이 없을 때부터 감염이 시작되는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도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증상 자체가 모호하게 천천히 진행돼, 가벼운 증상에서 시작해 일주일 동안 천천히 나빠진다. 덜 민감한 사람은 뒤늦게 증상을 깨닫게 되는 것"이라면서 "독일 등에서 보고한 바와 같이 무증상 감염자도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의 경우 중국 후베이성 지역 입국 금지 및 특별 입국 관리 절차를 시작하면서 출입국 관리를 강화하고, 확진자가 다녀간 이동 경로를 추적해 공개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확진 환자가 다녀간 영화관, 대형 마트, 음식점 등은 잇달아 임시 휴업을 내걸고 방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외에도 싱가포르, 태국을 다녀온 사람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방역 망이 뚫린 상황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 감염자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는 아직까지 중국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대한 추가 입국 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해외를 직접 다녀오지 않은 2차, 3차 감염자까지 나오면서 지역사회 전파의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면 3차, 4차 감염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역사회 내에서 계속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될 것"이라면서 "지역사회 내 감염이 시작되면 방법이 없다. 피해 최소화 전략을 시작해 사망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계를 넘어가는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서너 수 앞 단계를 고려한 방역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최선의 대응책은 마스크 사용을 통한 기침 예절과 손 씻기다. 정용석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체는 인간의 세포막과 유사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손 세정제 및 알콜 소독에 유리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이종구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향후 대책은 오로지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다"면서 "마스크를 사용한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과 손을 잘 씻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는데, 마스크 사용으로 비말의 전파를 막으면 사람 간 감염은 피할 수 있다. 또한 바이러스로 오염된 책상, 손잡이 등을 만져 오염된 손을 호흡기에 가져가지 않고, 수시로 씻는다면 그 또한 직접적인 감염 대응책이 된다. 

이재갑 교수는 미디어SR에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감염병 대응을 약물 요법과 비약물 요법으로 나누는데 현재 백신이 없으니 비약물요법에 해당하는 마스크 사용, 손 위생, 격리 및 통제의 방안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비약물 요법도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고 나와 있다. 개인 예방 수칙을 철저히 하는 게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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