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 위너스 무역 대표. 본인 제공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 현지에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구호 차원에서 원가에 가깝게 중국에 마스크를 공급한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위너스무역 김희태 대표다. 김 대표는 최근 서울본부세관의 지인으로부터 중국석화유한공사에서 급하게 구호 마스크를 구하고 있다는 요청을 듣게 된다. 중국에 마스크가 없어 국영기업까지 나서 구호물자를 수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한국 구매대행을 맡고 있는 유통업자들로부터 마스크를 구매하려 해도 불가능했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해 기존 업체들이 하루에 2배씩 단가가 오르는 상태에서 3~4배를 제시한 중국 상인들에게만 공급하기 위해 계약을 파기해서다.

김 대표에 따르면 중국석화유한공사 측은 김 대표의 위너스무역에도 KF94 마스크를 개당 700원에 구매 요청을 한다. 이에 김 대표는 2018년도부터 롯데알미늄과 제휴해 대량으로 물량을 확보한 55만장의 마스크를 구호 차원에서 취득 원가에 가까운 410원에 공급한다.

출고 직전에는 공장출고가격이 1700원까지 오른 상태라 마음을 나쁘게 먹고 다른 곳에 판매하였다면 7억원이 넘는 차액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었으나 중국 국영기업이 구호 물자 용도로 구매하는 의사를 밝히자 그대로 공급했다.

김 대표는 미디어SR에 "이 내용을 듣고 바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은 일을 했다고 칭찬해 준 사람이 더 많았다. 사람 목숨 가지고 흥정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제가 보낸 55만장이 공급되어 여러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일로 재고를 모두 소진했으나 여전히 중국으로부터 마스크와 소독제 등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마스크 대량 반출을 차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김 대표 생각은 다르다.

그는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중국은 현재 전쟁 수준이다. 지금도 마스크와 소독제를 구해달라는 연락이 온다. 반출 금지? 안 좋다고 생각한다. 사람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런 문제는 한국에서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통 소매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정부에서 신경쓰면 단가는 얼마든지 내려갈 것이다. 생산량도 맞출 수 있다. 조만간 중국에서 마스크 본격적으로 생산하면 조만간 한국 마스크는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미디어SR에 "마스크 생산 인건비도 안나오는 제조업 하시는 분들을 욕할 수는 없다. 유통업자들이 이걸 받아둬서 매점매석 하니 그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이 상황은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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