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정석인하학원 고문(왼쪽)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오른쪽).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와 동생인 조현민이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세력과 손잡은 것에 대한 반동으로 보인다. 4일 대한항공은 이명희와 조현민으로부터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입장문에서는 이명희와 조현민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에서 두 사람은 경영성과 개선과 전문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미디어SR에 “이런 부분을 예상해서 조 전 부사장도 고민을 많이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칼 지분 17.29%를 보유한 최대주주 KCGI는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 중시 경영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로 한진그룹의 전문경영 체제를 주장하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견제하고 일반 주주들의 지지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으면서 이런 명분이 타격을 입었다.

KCGI는 이를 고려해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발표한 공동입장문에서 거듭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발표한 공동입장문은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함으로써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면서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CGI측은 미디어SR에 일반 주주 등의 항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KCGI는 오는 3월로 예정된 2020년 한진칼의 제 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안할 이사 후보를 일반 주주로부터 공개 모집하고 있다.

이명희 인하정석학원 고문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조원태 회장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조 회장 측 한진칼 지분은 본인 지분(6.25%)과 조 전무 지분(6.47%), 이 고문 지분(5.31%)과 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2.45%가 된다. 조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과 카카오(1.0%)를 합하면 조 회장 세력 지분은 총 33.45%에 이른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사업 협력 MOU를 맺고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으로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미디어SR에 "지분투자는 전사적 협력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진행한 것"일 뿐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과는 상관없다고 선 그은 바 있다.

반면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하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17.29%)와 반도건설(8.28%)과 지분을 공동 보유하면서 지분율이 32.06%다. 이 중 의결권이 없는 반도건설 지분 0.9%를 빼면 조 전 부사장측 총 지분율은 31.98%가 된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약 1.5%로, 오는 3월 열릴 주총에서는 국민연금(4.11%)과 나머지 3.61%를 보유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개인주주들이 한진그룹 경영권자를 정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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