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인. 제공. 기업은행 노조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28일 기업은행 노조의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윤 행장은 내일(29일) 취임 27일 만에 본점으로 첫 출근 한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윤종원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끝내고 내일 윤 행장이 정식 취임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노조는 지금까지 성명서를 통해 '윤종원 전 수석'이라고 칭하던 호칭을 이번 성명서에서는 '윤종원 신임 행장'으로 바꿨다. 노조가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윤종원 행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날 합의는 지난 연휴 동안 노조와 윤 행장이 5차례에 걸쳐 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성사됐다. 노조가 지속해서 요구하던 집권 여당의 사과와 낙하산 인사 재발 방지 대책에 정부가 응한 것이다.

지난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공개 사과와 제도 개선 약속을 받고 윤종원 행장과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인영 원내대표뿐 아니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당선인도 참석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융노조와 민주당은 지난 2017년 5월 정책 협약을 체결하고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지만, 이번 기업은행과는 소통이 부족해 합의가 충실히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민주당을 대표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에 노사가 합의한 대로 임원 선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더 책임 있게 임하고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부터 낙하산 행장 선임을 반대하는 출근 저지 투쟁을 펼쳐왔다. 최장 기록인 26일간 투쟁이 지속함에 따라 기업은행은 정기 인사가 지체되고 중소기업 지원, 혁신금융 추진 등 핵심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1월 내내 외부에 마련된 임시 집무실로 출근한 윤 행장은 29일 기업은행 본점에 첫발을 들이고 취임 27일 만에 공식적인 취임식을 연다. 내일 취임식에는 김형선 위원장의 환영사와 꽃다발 전달식이 있을 예정이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이 노조가 반대하는 급여체계 개편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며, 희망퇴직 문제 등은 본인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원내대표도 제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법률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약속까지 해준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 분회장들의 동의가 이뤄지면 내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행장은 출근 저지 투쟁이 장기화하는 사이 미뤄져 온 당면 과제를 취임과 동시 처리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임기가 만료됐으나 유임하고 있는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이사,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인사부터 결정해야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8일 미디어SR에 "인사이동은 많이 미뤄졌기 때문에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윤 행장이 다양한 부분에서 기업은행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 행장은 "열린 마음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 수 있었다"면서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IBK기업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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