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히트맨, 권상우
[인터뷰] 히트맨, 권상우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0.01.24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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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코믹과 액션을 넘나드는 권상우에게 영화 ‘히트맨’은 딱 맞는 옷과 같다. 과거 뭇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까지 선망했던 액션스타 권상우는 자신만의 코믹 지론을 바탕으로 ‘히트맨’의 ‘준’을 완성시켰다. 작년과 올해를 자신의 전환점으로 둔 권상우는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대중이 잊지 않는 배우로의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Q. ‘신의 한 수: 귀수편’(이하 귀수)에 이어 최근 많은 영화를 선보이고 있어요. 
권상우:
‘귀수’ 때보다는 마음이 조금 편해요. 사실 ‘귀수’는 제가 나름대로 생각한 목표치에 못 미쳐서 아쉬웠지만 VOD는 계속 1위를 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이번 영화는 조금 더 냉소적으로 보려 했어요. 작년, 올해 모두 큰 의미를 부여해 촬영했던 영화여서 당연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냉소적으로 본 ‘히트맨’은 어떻던가요.
권상우:
어떤 결과가 나올진 몰라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제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쏟아 부은 작품이어서 미련은 없어요. 관객들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궁금하고 또 설레요.

Q. 정준호와는 뮤직비디오로 잠시 호흡을 맞춘 이후 오랜만에 재회했어요.
권상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캐스팅 얘기 나올 때 정준호 선배님 이름이 나오자마자 무조건 해주셨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시나리오가 처음엔 잘 안 읽히지만 돌아서면 생각나곤 했거든요. 정준호 선배님도 똑같으셨대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현장에 이제 저보다 나이 많은 분이 얼마 없는데 선배님이 계시니 중심을 잡아주시더라고요. 극 중 액션이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든 날이 많았는데 선배님이 제가 못 본 많은 부분을 챙겨주셔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 선배님이나 저나 경력이 있다 보니 말없이도 주고받는 연기가 됐고, 선배님 노력하시는 걸 보면서 저 역시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좋은 작용이 많았어요.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권상우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썼다고 들었어요.
권상우:
배우는 기본적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며 감정을 소모하는 직업이에요. 그런 만큼 저에 대해 믿음을 갖고 제안해주시면 저 역시도 마음이 갈 수밖에 없죠. 이번에는 감독님이 함께 해보고 싶다면서 손 편지를 써주셨어요. 그게, 별 게 아닌 것 같아도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데엔 큰 작용을 하거든요. 그리고 시나리오도 제가 잘 뛰어놀 만한 재미있는 놀이터 같았어요. 그리고 감독 입봉이 쉽지 않은데, 감독님 편지에 딸이 아빠 잘될 거라고 말한 내용이 적혀있었어요. 그걸 보며 이 영화로 감독님과 제가 다 잘됐으면 좋겠다 싶었죠.

Q.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요?
권상우:
항상 영화를 볼 때면 다른 사람들은 잘한 것 같은데 저 스스로는 아쉬움을 느끼곤 해요. 어떻게 볼지는 관객 몫이지만, 재밌게 웃을 수 있는 포인트는 많다고 생각해요.

Q. 그동안 코미디와 액션 장르를 번갈아 소화해왔어요. 실제 영화 취향은 어느 쪽인가요?
권상우:
코미디 연기가 재밌긴 해요. 하지만 관객과 접점 찾는 게 힘든 부분이긴 하죠. 액션은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몸을 잘 유지해야겠다 싶어서 매일 아침마다 운동을 해요. 제 꿈을 위해서라도 운동은 필수예요. 언젠가 또 어떤 작품을 만나 제 액션을 보여줘야 할 수도 있으니까, 준비가 돼 있으면 좋은 거죠.

Q. ‘귀수’ 때에는 근육질의 몸이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는 그런 신이 없었어요.
권상우:
원래는 딸을 구하러 가는 장면에서 몸을 보여줄까 하다가, 15년 전 요원인데 갑자기 몸이 너무 좋아도 이상할 것 같아서 숨기기로 했어요. 영화가 잘 돼서 다시 돌아오게 되면 그때 보여줄까 싶어요(웃음). 감독님 머릿속에 그 이후 이야기까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즐겁게 찍은 현장이어서, 후속편이 나온다면 모든 배우들이 하고 싶을 것 같아요.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이번 작품은 코믹, 액션과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독특한 장르예요. 새로움에 대한 도전에 앞서 걱정도 있었을 것 같아요.
권상우:
새 장르에 대한 두려움은 없지만, 작품을 선택할 때면 당연히 다 잘됐으면 해요. 저는 보통 어느 장르가 재미있다고 느끼면 작품에 도취돼서 즐겁게 촬영하는 편이에요.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건 제게 새로움이었죠. 사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장르 특성 상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Q. 망설임 없이 도전을 이어가는 배우라고 생각돼요. 그 일환일까요? 작년부터 스크린에서 바쁜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요.
권상우:
이제 제 나이도 많은 편이니까요. 그래서 제 배우 인생에 대한 타임테이블과 목표를 정해놓고 일하려 하고 있어요. 젊음은 영원한 게 아니잖아요. 언제까지 뛰어다니며 액션을 찍을 수는 없는 거죠. 하지만 제가 좋은 작품에서 좋은 액션을 보여주면 이후에 관객들이 ‘권상우가 일관성 있게 뭔가를 잘해온 배우구나’라고 인정해줄 날이 올 거라는 기대감이 있어요.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강하고 빠른 액션을 보여드리려 해요. 시간을 헛되이 소비하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그만큼 많은 작품을 하고 싶고요. 이건 나이가 들수록 더 하게 되는 고민 같아요. 

Q.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며 일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을 것 같아요.
권상우:
아무래도 그렇죠. 아들도 이제는 제가 일하는 데에 관심을 갖거든요. 친구들끼리도 아빠가 TV에 나온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의 양육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편인데, 돈의 소중함에 대해 엄격하게 가르치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들은 제게 응석도 못 부리는데, 사실 딸이 사달라고 하는 건 다 사줘요. 그게 아들과 딸의 차이더라고요(웃음).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스스로 평가하기에 배우로서 권상우는 어디쯤 와 있는 것 같나요.
권상우:
작품의 중심이 돼 이끌어갈 수 있는 건 길어야 5년 정도 남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는 게 맞는 거기도 하고요. 좋은 작품에서 좋은 배우로 쓰일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과감히 변신을 해보려고도 해요. 최대한 오랜 시간 배우로서의 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이후에 제가 관객들에 인정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면 영화 제작도 해보고 싶어요. 그 정도의 나이가 되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의 조연으로서도 나올 수 있겠죠? 뭐든 열려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Q. ‘히트맨’에서의 ‘준’ 캐릭터는 어딘지 모르게 애잔한 가장이지만, 전직 암살요원이라는 과거가 있죠. 연기하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 했나요?
권상우:
액션의 경우 정해진 틀 안에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진 않았어요. 제일 중요한 주제는 가족애예요. 가족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답답함과 가족의 생계를 이끌지 못하는, 코믹하지만 사실은 애잔한 느낌이 있는 가장이 딸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쫓고 쫓기는 그 모습이 제일 중요하다고 봤어요. 사실 가족애가 없는 코미디는 빈껍데기와 마찬가지잖아요. 그 정서가 담겼기 때문에 설날에 가장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웃음).

Q. 실제로도 남편이자 아버지이기 때문에 더 몰입됐을 것 같아요.
권상우:
그쵸. 사실 집안에선 누구나 다 똑같잖아요. 다 준처럼 사는 거죠. 그런 편안한 모습들이 연기하는 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왔어요. 오히려 훨씬 더 편했죠. 현장에서도 겉모습을 꾸밀 필요 없이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기에 촬영도 더 재밌게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정준호와의 자동차 신이 인상적으로 남았어요. 애드리브도 많았을 것 같은데.
권상우:
그 신 찍으면서 선배님과 ‘이 영화 괜찮게 나오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어요. 선배님의 이전 촬영분량에서는 선배님이 도드라지는 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는 ‘나도 뭘 보여줘야 겠다’는 강한 자신감으로 오셔서 결과물이 정말 재밌게 나왔죠. 그 장면 외에도 일기장을 보며 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원 테이크로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어요. 저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같아서 집중을 열심히 했죠. 만족스러운 장면이에요.

Q. 떠오르는 코믹 주자인 황우슬혜, 이이경과도 호흡을 함께 맞췄어요.
권상우:
황우슬혜 씨는 자신만의 연기 방식이 있더라고요. 정말 몰입이 철저한 친구예요. 편법을 쓰지 않고 정직하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이이경 씨는 정말 유연한 배우예요.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다 봤던 만큼 이경 씨가 우리 영화 캐스팅됐을 때 정말 잘해낼 거라 생각했죠. 역시나 능청스럽게 잘 했어요. 애드리브를 터뜨리는 장면도 많았고요. 제 딸로 나온 지원이도 묘한 호흡법이 있는데, 타고난 연기자더라고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다재다능한 소녀예요.

Q. 영화 홍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잖아요. 그 중 ‘라디오스타’가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최근엔 배우들의 예능 진출도 도드라지는데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할 생각은 없을까요.
권상우:
전혀 없어요. 제 생각엔, 배우가 예능을 한다는 건 자기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것과 같아요. 작품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데 예능까지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거든요. 하지만 ‘라디오스타’의 경우 저희 팀 분위기가 워낙 좋은데다 영화 성격과도 잘 맞는 프로그램이어서 열심히 했죠. 모자를 눌러쓰는 ‘소라게’ 장면도 진지하게 재연했어요. 정말 즐거웠죠.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설 연휴 극장가에 동시 개봉하는 작품들이 많아요. 관객들이 ‘히트맨’을 꼭 봐야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본다면.
권상우:
나 자신과의 싸움일 뿐 다른 작품과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설날 외에도 영화는 항상 있잖아요. 그냥,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른 건 바라지 않고,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관객 분들에게 큰 웃음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럼 일단 성공한 거니까(웃음).

Q. 영화 세 편을 연달아 선보였는데, 드라마 컴백 계획은 없는지 궁금해요.
권상우:
검토 중이에요. 차기작은 아직 확정짓지 않았어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보고 있죠. 로맨스나 멜로 작품도 하나 보고 있긴 해요. 모든 배우들이 멜로드라마를 하고 싶어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기회가 점점 줄게 되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좋은 작품을 만나서 멜로 연기를 하고 싶어요. 멜로나 액션이나 언제든 들어오면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있죠. 어떤 장르가 됐든 간에 저희는 선택을 받아야 작품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Q. 자기관리가 생활화된 것 같아요.
권상우: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활력이 생겨요.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면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하루에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도 있는데, 운동을 하다보면 일에 대한 계획도 혼자 머릿속으로 그리는 편이라 그런 것도 좋더라고요.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권상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Q. 그렇다면, 올해 계획은 어떻게 짜놨나요.
권상우:
일단은, ‘히트맨’의 히트요(웃음). 그게 가장 중요해요. 그것만 잘 되면 올해가 다 잘 풀릴 것 같아요. 모든 정신과 생각을 ‘올 인’하고 있어요. 작년과 올해가 제겐 중요한 시기 같은데, 흥행이 된다면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거든요.

Q. 코믹과 액션이 결합된 걸 두고 ‘권상우 표 코믹’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해요. 이런 이야기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해요.
권상우:
기사는 객관적이라 생각해요. 저는 작품의 결과나 기사 리뷰 같은 걸 다 인정해요.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제 기대만큼 안 되더라도 조금 지난 후에는 잘 되지 않은 이유를 복기해보고 훌훌 털어버리는 성격이거든요. 무엇이든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이에요. 

Q. 최근 들어 코믹 장르에 대해 관객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법한데.
권상우:
코미디는 늘 저평가되는 느낌이 있는데 저는 이 장르가 참 좋아요. 사람의 기본적인 정서잖아요. 그리고 저는 젊었을 때 다 해봐서요. 모든 과정을 다 겪어봤기 때문에 대중이 관심을 가져주고 저를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그렇더라고요. ‘소라게 짤’이 도는 것도 참 고마워요. 배우는 잊히면 안 되는 사람인데 그런 것들 덕에 계속 저를 생각하게 되는 거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영화 ‘탐정’ 시리즈도 제게는 참 고마워요. 해외활동을 해오다 영화 ‘탐정’을 통해 다시 한국영화에 발을 깊숙이 들여놓을 수 있게 됐거든요. 제 목표는 단순해요. 롯데·CJ 양 배급사에서 한 편씩 시리즈물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배우는 없었으니까, 제가 되면 좋겠죠?(웃음)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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