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푸르덴셜생명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새해 첫 보험업계 2조원대 알짜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의 인수전이 시작됐다. 우리금융지주가 불참하면서 경쟁 구도는 KB금융지주와 사모펀드 간 대결로 좁혀졌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은 전날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대만 푸본생명 등 5곳으로부터 푸르덴셜생명 한국법인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약 1조 6000억원~2조원 수준의 입찰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푸르덴셜생명의 예비입찰이 본격화하자, 어떤 플레이어에게 우량 매물이 돌아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5곳의 후보 중 유일한 금융지주로서 자본 면에서나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그동안 지속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생명보험 부문 강화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번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효과를 톡톡히 거둬 1위 금융지주를 수성한 만큼 KB금융으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매물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면서 생보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KB금융지주의 대항마로 꼽히던 우리금융지주는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동안 증권사 우선 인수 방침을 고수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던 만큼 M&A 실탄 확보를 위해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전략적으로 증권사 편입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상황"이라면서 "보험업계의 자본확충 이슈도 있기 때문에 증권사부터 인수하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다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다만 향후 사모펀드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두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하며 맺은 경업금지(prohibition of competitive transaction) 조항에 따라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없을 거라 보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전날 예비입찰에 응했다. 

경업금지조항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9월 신한금융과 오렌지라이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함에 따라, 2년 뒤인 올 9월까지 동종 업종을 운영할 수 없다. 

다만 푸르덴셜생명 매각 거래가 9월 이후 종료될 경우 조항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가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17일 미디어SR에 "신한금융지주 측에 MBK파트너스가 공식적으로 경업금지조항에 대한 법률 검토를 요청한 바가 없기 때문에 아직은 전할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에 매각하면서 2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둬, 이번 인수에서도 재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을 기대하고 무리해서라도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골드만삭스와 푸르덴셜생명은 다음 주 예비입찰 후보자 대상 개별면담을 진행한 후 숏 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이며, 본입찰은 내달 중순께 진행될 예정이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3분기 말 1464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영업이익으로 국내 상위권에 드는 생명보험사다. 자산 규모는 20조 8132억원으로 업계 11위 수준이다. 보험사 건전성 주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지난해 9월 말 515.04%를 기록해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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