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주열 총재 주재로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세계경제는 교역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었고, 국제금융시장은 미·중 무역 협상 진전 등으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낸 가운데 최근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변동성이 일시 확대됐다"면서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물경기에 대해서는 "국내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면서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를 지속했으나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도 확대됐다"고 전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0월 잇달아 0.25%포인트 인하해 역대 최저 수준인 1.25%를 찍고 지난해 11월 한차례 동결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일부 경제 지표 개선으로 경기 반등 기대가 커지면서 기준 금리 동결 예상이 우세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당분간 앞선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힌 후 별다른 조정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 이르면서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이란발 중동 불안 사태가 확산했지만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이번 회의에서 신인석 금통위원과 조동철 금통위원만이 기준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하면서 기준금리는 현 수준으로 유지됐다.

한편 지난해 11월 신인석 금통위원 1명이었던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2명으로 늘면서 상반기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올해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하 여지를 열어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디어SR에 "금통위가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언급하면서 지난달에 비해 경기 판단이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면서 "미·중 무역 협상의 영향을 좀 더 확인한 후 행보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달은 지켜보는 차원에서 금리를 동결했다"고 전했다.

한편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다음 달 27일, 4월 9일, 5월 28일 총 세 차례 남아 있다.
 
이날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글로벌 무역분쟁, 주요국 경기,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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