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용우,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제공. 더불어민주당, 카카오뱅크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갑작스러운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정치 참여로 카카오뱅크 지배구조가 바뀐다. 당분간 윤호영 대표가 단독으로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가운데, 향후 한투금융지주 인사를 영입해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14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용우 공동대표가 13일 민주당 입당을 위해 사임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내부적으로 사임 절차와 지배구조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기 전 내부에서 미리 논의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경영 체제에 대해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된 단계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14일 미디어SR에 "이 대표의 퇴사 일자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후임 인선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후임을 선임하게 되면 내규 절차에 따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야 하지만,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될지도 아직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1월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 출신 이용우 대표와 카카오 출신 윤호영 대표가 함께 이끌어가는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50%를 보유한 최대주주, 카카오(18%)가 2대 주주였으며 이에 따라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또한 이 대표는 동원증권 상무를 거쳐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증권 채권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COO, CIO 등을 거친 30년 경력의 금융 전문가다. 카카오 출신 ICT 전문가인 윤호영 대표와 각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인터넷은행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지배구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 대표 사임 후 카카오뱅크가 윤호영 대표 단독 체제보다는 한투금융 쪽 인재를 영입해 공동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투자·전략 등 큰 축을 담당하던 이용우 대표의 빈자리가 있어, 올해 기업공개(IPO) 등 굵직한 사안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로서는 정통 금융 전문가를 영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지분 정리를 통해 한투금융이 카카오에 최대 주주 자리를 다시 내주었지만 여전히 카카오와 지분이 1주밖에 차이 나지 않는 2대 주주다. 한투금융은 손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합하면 총 34%-1주의 카카오뱅크 지분을 갖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카카오와 한투금융이 서로 협력을 극대화하며 국내 2호 인터넷은행 출발을 함께 이뤄왔음에 여전히 양사 공동대표 체제의 시너지가 유효하다는 평가다. 

이에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은행은 워낙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공동대표 중 한 명이 사임했다고 해서 특별히 경영공백이 생기거나 이런 상황은 아니다"면서 "카카오뱅크는 이미 2년 동안 안정적인 영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에 정통한 대표 한 명의 의사 결정으로 돌아가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후임 공동대표 선임이 결정되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임명될 것이 유력하다.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주주총회 이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1년 1월 2일까지로, 후임 공동대표가 선임되면 이대표의 잔여임기 1년여 동안 윤 대표와 함께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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