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차기 회장 후보. 제공. KT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KT가 이르면 이번 주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임기를 시작하는 구현모 신임 KT 사장의 비전이 처음 구현되는 조치인 만큼 KT 내‧외부에서 주목하고 있다.

13일 업계는 KT가 지난 9일 직원들에게 인사평가 결과를 통보한 가운데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승진 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 내부에서는 인사 구도와 조직 개편이 설 연휴 전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어 차주 초까지는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구 사장은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2020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구 사장은 내달 다양한 현안 및 KT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고했다.

구 회장의 계획을 보면 향후 인사 조치에서 변화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사장이 그간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으로 KT 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정책 결정에 깊숙이 개입해온 데다 내달까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감안하면 임원 인사의 변동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기 첫 해인만큼 사업 안정과 내실을 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번 인사는 구현모 신임 사장의 첫 액션이다. 정식 임기는 3월부터지만 앞서 황창규 KT 회장이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대부분 구 사장의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임원 인사 발표 시기에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이번 인사는 구 사장의 의중을 반영해 이뤄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구현모 사장은 기존에 하던 업무는 계속 하고 있다. 아직 임기는 시작하지 않았지만 내정자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구 사장은 최고경영자(CEO) 인수위원회 구성도 생략한 바 있다. 34년간 KT에 몸담은 만큼 회사 내부 사정과 조직 구성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현모 차기 사장 내정자에 대해 KT가 거는 기대도 상당하다. KT 이사회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한 바 있다.

KT는 올해부터 ‘대표이사 회장’ 제도를 ‘대표회사 사장’으로 바꾸고 급여 등 처우도 이사회가 정하는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기업으로서 CEO의 과도한 지위와 연봉을 낮추는 방식으로 회장 선임과정과 일상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외압논란을 약화시키고,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KT의 복안이다.

단 KT가 작년 하반기 '인공지능(AI)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선언한 것은 변수로 꼽힌다. AI 기업은 비통신 사업 강화를 동반하는 터라 여기에 초점을 맞춘 조직 체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