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부 직원 피로도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이날 토론회가 윤종원 행장과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행장 출근 저지 투쟁 취지와 경과를 전 조합원에게 보고하는 대토론회를 진행한다.

윤 행장이 노조에 의해 출근이 저지당한 지 3주째다. 윤 행장은 지난 3일 취임했지만 정부 관료 출신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에 가로막혀 외부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토론회를 두고 기업은행 스스로 내부 개혁을 이어나가기 위한 준비 자리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토론회가 투쟁 완화 국면의 변곡점이 될 거라 보고 있다. 10여일간 계속된 본사 출근 저지 시위로 내부 직원의 피로도가 쌓여있는 상황에서 투쟁 수위를 낮추고 행장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사과와 대책을 약속하지 않으면 4월 총선까지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속된 내홍에 기업은행의 인사 및 경영 계획이 지체되고 있는 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또 청와대가 인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희박하고, 윤 행장 또한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행장직을 이어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노조가 초반 윤 행장의 자진 사퇴를 주장하다 청와대 사과 후 대화로 한발 물러선 것을 보아도, 타협의 목소리가 나올 시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문제 해결 방식의 집담회일 뿐, 출근 저지 투쟁은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형선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미디어SR에 "기업은행 내부에 있었던 문제를 드러내놓고 얘기해 적폐를 청산해나가겠다는 취지로 진행하는 토론회"라면서 "기업은행의 파벌 문제는 내부 행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로 청소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 파벌 문화의 시발점은 결코 내부 행장이 아닌데 청와대에서는 마치 내부 행장 때문에 줄서기 문화가 생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내부 파벌의 문제는 반드시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내부적으로 지닌 적폐를 기업은행 스스로 가진 복원력으로 해결해보자는 의도로 기획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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