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설을 앞두고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 포스코, 홈플러스 등 대기업들이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대금 조기 지급에 나섰다. 중소기업이 인건비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대금 회수 등으로 자금난에 직면한 가운데 대금을 조기 지급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대차그룹은 설 연휴 전 협력사에 납품대금 1조원 규모를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롯데 그룹이 8200억원을 협력사에 조기 지급한다고 밝힌 데 이어 포스코 3000억원, 홈플러스 930억원, 온라인 패션 업체 무신사도 61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기업 808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절반 가량이 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업체도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1.8%p)한 가운데 이러한 조기 대금 지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납품대금 1조 73억원을 설 연휴가 시작되는 전말인 23일 전에 조기 지급할 계획이다.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할 3000여개 협력사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위아 등 6개 회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이에 더해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들도 설 이전에 2, 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대금 조기 지급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롯데그룹도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1만 9천 여개 업체에 납품대금 82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고 지난 8일 전했다. 롯데백화점, 롯데정보통신,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칠성음료 등 33개사가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며 연휴 3일 전인 21일까지 평균 약 13일 앞당겨 모든 대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함으로써 각종 인건비와 원·부자재 대금 등 자금 소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매년 지급 규모를 확대해나가는 방향"이라면서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협력사에 (이번 대금 조기 지급으로)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거래기업에 대금 3000억원을 앞당겨 지급한다. 설비자재 및 원료 공급사와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 매주 두 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매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매월 초 지급하는 협력사의 협력작업비도 이 기간 동안 매일 지급함으로써 거래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와 온라인 패션 업체 무신사도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 협력회사를 중심으로 약 2900개사에 약 930억 원 규모의 대금을 22일에 조기에 지급하며, 무신사도 2020년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2300여개 협력사에 총 610억원 규모의 정산 대금을 13일에 일괄 지급한다.

삼성그룹도 조기 대금을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삼성그룹은 매년 조기대금을 지급해왔으며 올해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번호안내114를 운영하는 KT IS와 KT CS는 설 명절을 앞두고 대금이나 임금을 받지 못한 중소업체 및 근로자들을 위해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 등 관련 기관의 전화번호를 안내하고 있다. 하도급 대금을 예정된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지급받지 못했거나, 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하는 행위 등이 발생할 경우 신고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은 하도급 대금 조기 지급에 중점을 두고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된다. 또 임금 체불이 발생한 경우에도 114(365일 24시간 운영)로 전화하면 고용노동부 및 법률구조공단의 전화번호를 안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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