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 개인정보 도둑질"
"데이터 3법, 개인정보 도둑질"
  • 권민수 기자
  • 승인 2020.01.10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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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참여연대
데이터 3법 처리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노동단체, 채이배 의원 사진. 참여연대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데이터 3법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정보유출, 데이터 범죄,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개인정보를 가공한 '가명정보'를 정보주체 동의 없이 통계, 연구, 영리 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된 기업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시민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10일 성명을 통해 "2020년 1월 9일은 정보인권 사망의 날, 인간성의 일부인 개인정보를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넘겨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라면서 "기업의 이윤추구를 위해 적절한 통제장치 없이 개인의 가장 은밀한 신용정보, 질병정보 등에 전례없이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관리하도록 길을 터줬다. 데이터 3법은 정보인권침해 3법, 개인정보도둑 3법이라 불릴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명정보라 하더라도 여러 데이터를 결합하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된다"면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가명정보는 이름, 주소 등 누군가를 특정할 수 있는 요소를 가린 정보를 말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53-1, 30세, 여성, 홍길동이라는 개인정보를 서울시 영등포구 거주 30대 여성 홍XX 등으로 바꾼 것을 가명정보로 볼 수 있다. 

개인의 질병 정보가 쉽게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는 "익명 처리를 해도 개인 정보를 드러내는 '재식별화'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성병·정신병·유전병 등 개인이 숨기고자 하는 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병원이 보유한 환자의 질병 정보가 무방비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희우 활동가는 미디어SR에 "해외의 경우 의료 연구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때 윤리적으로 필요한지 검증하고 데이터 결합 결과를 방출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제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 파기 규정 또한 없었지만 시민단체의 요구로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 말했다. 

또한 가명정보라 할지라도 추가적인 동의 절차 없이 본인의 정보가 데이터로 방출되는 것은 국민의 정보 주권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국민의 가장 사적이고 민감한 의료정보, 질병정보에서부터 소비특성, 투자행태, 소득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신용정보, SNS등에 쓴 다양한 정보까지 거의 모든 정보를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내주는 꼴이며 정보주체는 동의권은 물론이고 정보열람권, 삭제요구권, 정보이전 및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통지받을 권리 등을 인정받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영리 목적으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 그 범위와 판단 기준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범위와 기준을 법률로 규정하지 않으면 데이터 활용 기업들의 자의적 판단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자칫 우리 개인정보보호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민수 기자 kms@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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