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라임투자자문을 설립해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키운 인물이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98학번으로 2005년 우리은행 증권운용부 매니저로 입행했다. 2008년 은행을 나와 트러스트자산운용에서 펀드 매니저의 길에 들어섰다. 33세에 불과한 2012년 라임투자자문을 창업하고 이후 2015년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으로 전환해 본격적인 성장가도를 달렸다.

최고경영자, 최고투자책임자 등 역할을 홀로 도맡아 오다 이종필 부사장 등 인재 영입을 통해 영토를 확장해왔다. 해외 헤지펀드 재간접 상품을 운용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개방형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의 판매 채널을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증권사에서 시중은행으로 확대해 나가며 수탁고를 크게 늘려왔다.

라임자산운용은 작년 한 해 최고 6조원 규모로 펀드를 운영해왔으나 올해 메자닌 펀드, 무역금융 펀드 등 주력 펀드 부실로 인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운용액이 4조 4천억원으로 줄었다. 금융 업계에서는 40%에서 최대 70%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물론 자금을 공급한 증권사, 상품을 판매한 시중은행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나아가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운용 과정에서 상품 부실이 아닌 금융 사기를 벌였을 수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금융 업계에서는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우리나라 금융 역사 최대의 사건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본다.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었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과 달리 부실 펀드를 모 펀드와 자 펀드로 묶고 증권사와 총수익스왑(TRS) 거래로 규모를 키우는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그 과정에서 일반 투자자가 우선 손실을 보는 등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 검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다. 헤지펀드 1세대로 불린다. 2007년 트러스톤자산운용 최고 투자책임자로 재직하다 2009년 브레인자산운용(당시 브레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헤지펀드가 도입되던 2012년 업계 뛰어 들어 월등한 수익률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을 기점으로 변동성 관리를 못 하는 자산운용사로 낙인 찍히며 운용 규모가 크게 줄어왔다.

원종준 대표는 이직을 결심하고 우리은행에서 나오면서 모교인 연세대학교 금융학회 선배에게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추천받았다. 트러스톤에서 박건영 대표와 함께 일하며 자산운용사의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원대표는 박건영 대표가 독립할 때 브레인자산운용으로 합류했다. 

원종준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장(박건영 대표) 밑에서 주식을 많이 배우고 독립계 자산운용사를 키워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때의 경험으로 창업을 위한 용기를 키울 수 있었다며 박건영 대표에 존경심을 보여왔다. 원 대표는 멘토인 박건영 대표의 브레인자산운용이 변동성을 관리하지 못 해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보고 전환사채 등을 통한 메자닌 투자 상품과 모자(母子) 구조 펀드 상품을 개발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이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 출신이다. 대신증권, LIG투자자문, IBK투자증권, HSBC 등을 거쳤다. 메자닌과 부동산 등 국내 대체투자 외에도 해외 헤지펀드를 국내 소개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투자와 ARS 시절부터 이어온 인연으로 라임자산운용의 헤지 펀드 규모를 큰 폭으로 키워왔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는 이 전 부사장이 총괄 운용해왔다. 4조원 규모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모든 흐름은 이종필 부사장이 알고 있으나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도주해서 잠적했다.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800억원대 횡령 사건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몇 달째 행적을 못 찾고 있는 상태다.

 

임태근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자 창업 멤버다. 이종필 부사장과 함께 핵심 인력이다. 원 대표와 연세대학교 동문이다. 임 부사장은 대우증권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연구원으로 일하다 원 대표의 권유로 의기투합해 라임투자자문을 설립했다. 라임자문은 절대수익스와프(ARS) 등장 이후 크게 성장했다. 임태근 부사장은 신한금융투자가 개발한 ARS라고 불리는 롱숏 파생결합증권을 통해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액을 2012년 12월 191억원에서 2014년 말 7천억원으로 급격히 늘려왔다. 

임 부사장은 환매중단 사태, 폰지사기 의혹으로 핵심 운용인력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에도 김진택 준법감시인, 이규태 마케팅본부장, 홍정모 주식운용본부장, 송영오 감사 등 원년 멤버와 함께 남아 라임자산운용 경영전략 총괄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

원종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우리은행에 입사해 증권운용부 매니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황영기 행장이 전문직군제도를 도입하면서 우리은행 주식운용부에 들어가 3년간 주식운용을 배울 수 있었다. 은행 내에서 선물이나 옵션 등 거래를 하다 인센티브 제도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은행을 나왔다.

우리은행과의 인연은 라임자산운용을 창업하고 나서 다시 이어진다. 2018년 라임자산운용은 Top2 밸런스 사모펀드를 우리은행을 통해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라임펀드 가입자를 유치했다. Top2 밸런스 상품 판매 금액만 6700억 규모다.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 고위층에 라임자산운용 Top2 밸런스 사모펀드 재판매 요청서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요청서에서 "우리은행 상품팀의 강력한 요청으로, 저희는 우리은행에서 재판매를 전제로 6개월 만기형 펀드를 설정해 판매했다"면서 "판매 재개가 안 된다면 우리은행 및 라임자산운용은 엄청난 파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원 대표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남미지역 펀드에 투자하는 무역금융펀드 상품을 설계해 라임자산운용에 운용을 맡긴 뒤 일종의 파생거래(TRS)를 통해 초기 설정액의 수 배에 달하는 대출을 지원하고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자산운용은 TRS 거래에 대해서도 증권사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한금융투자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헤지펀드 운용사를 상대로 영업하는 대형 증권회사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로 수수료 욕심에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품을 기획한 뒤 운용 관리하다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자산운용은 과거 ARS를 통해 끈끈한 관계를 맺어 왔다. 이번에도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3500억원 가량을 무역금융펀드에 대출 실행하고 TRS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문제는 TRS 계약이다. TRS 계약은 대출 성격을 갖고 있어 신한금융투자가 대출을 회수하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YFL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던 저는 YFL 시절에 가졌던 꿈을 바탕으로 계속 노력했기에 젊은 나이지만 투자자문사를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업이 전반적으로 점점 힘들고 어려워지지만, 정말 금융업계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YFL이 Must Have Item입니다." 원종준 대표가 모교 연세대학교 금융학회 YFL에 남긴 말이다.

YFL은 파생상품 및 채권에 대한 학습과 금융공학 세미나 등을 여는 금융학회로 졸업생들의 70% 이상이 국내외 금융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원 대표는 YFL 6기로 활동하며 금융 전문가로의 꿈을 키워왔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을 소개해준 것도 YFL 선배다. 졸업 이후에도 특강 연사로 나서는 등 관심을 보여왔다. YFL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원 대표의 사진과 소개글을 올릴 정도로 애정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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