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토스가 지난해부터 증권업 인가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지만 해결해야 하는 흠결이 많아 자료 보완 요청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심사는 해를 넘겨 8개월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 자료에 흠결이 있다고 판단해 보완 요청한 자료를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 토스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토스의 증권사 인가는 또다시 미뤄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9일 미디어SR에 "금융감독원에서 토스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 자료를 좀 더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속 검토하고 있고, 인가 시기는 결정해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토스는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8개월째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청한 인가업무 단위는 투자중개업으로, 일반 고객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팔 때 매매 중개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업무에 해당한다. 

토스는 지난 2018년부터 오프라인 지점 없이 비대면으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증권사를 목표로 토스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인적, 물적 설비를 갖춰가면서 증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청서류의 적합성을 검토해 신청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의결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사업계획의 적정성, 대주주 출자능력 및 건전한 재무상태 등에 문제가 없다면 지난해 7월 진작에 결정됐어야 할 예비인가가 해를 넘겨서도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당초 토스의 증권사 예비인가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 금감원이 토스의 상환전환우선주 위주의 자본 구성 문제를 지적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금감원은 토스가 자본 구성 내역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토스는 지난해 11월 리스크가 큰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전환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우선주로, 투자자가 원하면 언제든 상환해야 하는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토스가 자본안정성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당국의 안을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음에도 토스의 증권업 예비인가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은 의문이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토스가 신청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두 달여 만인 12월에 허용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토스의 자본안정성 문제가 해결되면 인터넷은행에 이어 증권업도 무리 없이 인가될 거라 내다봤다.

이에 토스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심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은행과 증권업 인가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은 인가 기회가 제한적인 데다, 최소 두 곳 이상에 예비인가를 내줄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강했다.

지난해 상반기 모든 신청자가 탈락하면서 이례적으로 컨설팅까지 제공하며 인터넷은행 탄생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금융당국으로서는 빠른 시일 내 예비인가를 내줘야 하는 상황적 요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제출 자료에 흠결이 있을 때 바로 불승인하기보다는 보완 요청을 통해 맞춰 나가며 자진 철회하지 않는 한 통과가 될 때까지 심사가 이어지는 것"이라면서 "신청자가 흠결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못 기다릴 이유는 없다. 보완 자료를 검토한 뒤 부족함이 없으면 이후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금감원 측은 "자본안정성 우려가 해결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으나, 이외에도 보완할 부분이 있어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법상 금융위원회는 예비인가 신청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의결 결과를 발표해야 하지만, 흠결이 있을 경우 자료를 보완하는 기간은 심사기간에서 제외된다.

한편 예비인가를 받으면 3개월 또는 1개월 안에 본인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증권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증권사 출신 인력을 채용하며 활발히 준비를 해왔던 토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지난달 16일 토스뱅크 사업계획 기자회견 자리에서 "토스가 증권사 설립을 준비한 기간은 이미 1년이 넘었을 정도로 오랜 이슈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추진 전부터 증권업을 준비해왔던 상황"이라면서 "현재 증권업 관련해서 금융당국에서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토스는 금융당국에 보완 자료를 제공하며 대응하고 있으나, "증권사 예비인가 관련해서는 외부에 공개할 사항이 없다"면서 예비인가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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