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지난해 '조국 힘내세요' 등의 정치적 키워드가 일부 이용자에 의해 실검에 오르면서 실검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양세다.

정치권의 눈이 실검에 쏠리면서 포털업계의 고심은 깊어진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가 실검 정책을 개편한 것도 정치권의 지속적인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AI 기반 검색어 추천 시스템 '리요(RIYO:Rank-It-YOurself)'를 지난 11월 실검에 적용했다.

리요는 검색어와 주제 카테고리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지를 분석해 개인별 설정 기준에 맞춰 급상승검색어 차트 노출 여부를 결정한다. 네이버는 리요 적용 영역을 이벤트할인에서 시사, 스포츠, 연예 등 다양한 주제군으로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카카오는 아예 실검을 폐지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내년 2월 실검을 없애고 차차 실검의 순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미디어SR에 "실검에 정치 관련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올라가면서 포털이 부담을 느낀 것이 정책 변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실검법도 논란이다.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일명 ‘실검 조작 방지법’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개정안은 이용자가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여기에 서비스가 이용자에 의해 조작되지 않도록 포털이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담아 업계에 파장을 줬다.

업계는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오픈넷은 8일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을 침해하는 위헌적 법안"이라 지적했다.

오픈넷은 "‘부당한 목적’이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 용어로 사용될 수 없으며,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은 ‘서비스를 조작’하는 행위를 형사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이에는 실검이나 댓글의 추천수, 조회수 등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서비스제공자가 기대하는 방식대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포털도 실검을 잘 운영해야겠지만 정치권이 과도하게 포털에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또한 "문제의 본질은 소수의 이용자(집단)의 범법행위와 어뷰징 행태에 있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와 대다수 이용자들은 피해자다"면서 "‘부당한 목적’이라는 행위자의 내심의 의사에 대한 판단의 책임을 사법기관이 아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전가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사적 검열을 조장하는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것이어서 전체 서비스 이용자에게까지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의 억압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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