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미국 듀폰사가 한국에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생산 라인을 건설한다.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급에 차질을 빚었던 위기를 자립 기회로 바꾼 셈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천안시 등에 따르면 미국 화학 회사 듀폰이 올해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고 천안에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생산 라인을 건설할 계획을 검토중이다.

듀폰은 1977년 한국 법인을 설립해 천안과 울산 등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포토레지스트 생산 라인을 갖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투자 규모가 수천만달러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외국 법인이 국내에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신고가 필요하다. 산자부에 따르면 아직 듀폰은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 않아 투자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말부터 (듀폰과) 협의가 진행됐으며 현재 부지 선정이나 반도체 업황의 악화로 투자 규모를 계속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듀폰의 공장이 증설할 천안시는 투자 계획에 대해서 조심스러우면서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투자가 확정될 경우) 의미가 크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듀폰이 국내에서 생산할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초미세 공정 핵심 소재다. 반도체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기 전 노광(Photo) 공정에서 회로 모양을 그릴 때 필요하다. JSR, 신에쓰, 도쿄오카공업(TOK) 등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수출규제 이후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었다.

듀폰으로서는 한국 내 탈(脫)일본 움직임이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로 작용한 동시에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지난 7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핵심 소‧부‧장 중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식각액)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업계는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일본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커 단기간 내에 국산화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 

한편 지난달 일본은 포토레지스트에 대해 개별허가에서 포괄허가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듀폰이 기존의 일본 업체 대신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게 되면서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는 새 판도가 짜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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