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CJ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 CJ그룹 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과주의에 따른 인사”라는 CJ그룹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다.

2020년을 이틀 앞둔 지난해 12월 30일 CJ그룹이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CJ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성과주의를 주요한 인사 기조로 삼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재계는 CJ가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만큼 이에 걸맞는 인적 쇄신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고 예상했다.

그러나 CJ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CJ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성과주의와 인적쇄신이라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 상무는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의 남편이기도 하다.

CJ는 지난 임원 인사를 통해 사위인 정종환 상무를 부사장대우로 승진시키고 글로벌 통합팀장 겸 미주본사 대표로 선임했다.

정 부사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기술경영 학사,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칭화대에서 MBA 과정까지 마친 뒤 뉴욕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다가 2008년 이경후 상무와 결혼했다. 이후 2010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 2018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이경후 상무와 함께 나란히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이번에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CJ는 2018년 말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커졌다. 쉬완스컴퍼니 인수 과정에는 정 부사장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 차입금이 2019년 3분기 9조4752억원으로 2배가량 급증해 그룹 재무구조가 악화하는데 쉬완스컴퍼니 인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악화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CJ는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 구로공장 부지 등을 매각하는 등 개선 작업에 나섰는데도 약 1조4302억 원이 올해 만기일을 앞두고 있어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6일 미디어SR에 “슈완스 인수가 실패한 M&A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CJ 글로벌 사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양사간 시너지도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 또한 최근 비비고만두 등 북미 지역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한 것으로 안다” 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정 부사장이 북미 사업 확대에 기여하고 쉬완스컴퍼니 인수를 통해 CJ 글로벌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열었다며 성과로 판단한 것이다. CJ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통상 2년이 지나면 승진 대상자가 되며 내부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성과가 있는 것으로 보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정 부사장의 승진과 관련한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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