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제2사옥 예정 빌딩, (오른쪽) 우리은행 본점. 제공 : 우리은행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외풍에 흔들리지 않은 과점주주 체제 속 지배구조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사 체제 전환 1년만에 자율경영 문화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는 손 회장 연임 결정에 대해서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대외적인 명분으로 삼았다. 임추위는 2일 "기업가치는 물론 주주가치를 시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판단하여 만창일치로 이사회 추천했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를 통한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대주주와 다름없던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을 통해 우리은행(한빛은행) 당시 투입된 공적자금 완전회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과점주주와 마찬가지로 주주가치 시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예보의 임김에서 벗어난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이사회를 포함한 지배구조 안정화 이후 자율경영 체제를 굳건하기 위해서 당면한 리스크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손 회장이 중징계를 통보받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이번 연임 판단은 과점주주 중심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금융당국의 기조와 어긋날 우려가 있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 장동우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DLF 사태에 대한 고객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으나 사태 발생 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며 손 회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 지침) 등 도입을 통해 기관투자자의 책무성을 높이고 있어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7개 금융기관 IMM PE, 동양생명,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일련의 우리은행 파생상품 사태 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연임 이후에도 과점주주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 등을 참조해 지배구조 안정화를 지속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스웨덴 최대 은행 스웨드뱅크 등에서 모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과점주주 지배구조 제도를 민영화 당시 도입해 우리금융지주의 안정적 자율경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장동우 임추위원장을 포함한 5인의 위원들은 각각 과점주주 IMM PE,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통한 공적자금 회수 계획을 세우고 우리금융지주 지분 17.25%를 보유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인사권 행사를 축소해 왔다.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는 과반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금융당국은 관치금융 논란에도 인사권 개입은 당연하다고 맞서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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