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공익법인 의결권 쥐나
조원태 회장, 한진그룹 공익법인 의결권 쥐나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9.12.3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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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한진그룹.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인의 재선임 안건을 두고 그룹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확전 양상이고 비우호 주주들의 지분 매입도 계속되고 있어 재선임 여부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독으로 본인을 위해 공익법인을 활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진그룹은 산하에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진칼(3.38%), 대한항공(3.35%), 한진(3.97%) 등 지주회사와 관계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핵심이 되는 정석인하학원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관건은 지주회사 한진칼이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아, 조현민이 각각 6.49%, 6.47%를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3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부친 고 조양호 회장은 가족 간 협력을 하라는 의미에서 자녀들 사이의 지분율 격차를 크게 두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진그룹 소속 공익법인이 보유한 지주회사 한진칼 지분 3.38%의 의결권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은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현정택 전 청와대 수석이 새로운 이사장으로 지난 5월 선임되었다. 그 밖에도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강영식 전 한국공항 사장 등이 이사진에 포진되어 있어 이변이 없다면 공익법인이 보유한 2.14% 한진칼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한진칼 지분 1.08%를 보유한 정석물류학술재단은 조중훈 창업주의 부인 고 김정일 여사가 설립해 별세 이후 법무법인 광장 유경희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마찬가지로 석태수 대표이사와 김용진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교수 등이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어 우호 지분으로 확보 가능해 보인다.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문제를 제기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2018년 교육부가 정석인하학원의 특수관계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해 적발하고 조양호 전 회장의 이사장 직위 취소를 통보해서다. 당시 조 전 회장은 정석인하학원을 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한 바 있다. 

때문에 조원태 회장은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직에 오르지 못하고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수석이 이사장에 올랐다. 교육부는 조원태 회장의 인하대 학위도 취소 처분을 내리는 등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다. 현시점에서 정석인하학원 이사회가 조양호 회장을 위해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석태수 한진칼 대표, 강영식 전 한국공항 대표 등 이사진에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이사회 구성원 중 특수관계인 5분의 1이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결권 행사 자체에 대해서도 여론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소속 재단들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일반적인 기업 공익법인과 다른 행태를 보여서다. 조중훈 전 선대회장이 1천억원 대 사재를 출연해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을 설립했으나 2세 조양호 회장과, 3세 조원태 회장은 별도 사재 출연도 없었다. 재단은 전적으로 관계사 출연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3개 재단의 총자산 대비 공익 사업비는 1.69%에 불과해 우회적인 지배력 확대를 위해 재단을 활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익법 분야 한 전문가는 미디어SR에 "지배구조 문제가 세법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 법적인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그 이유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행사한 의결권의 법적 정당성을 따지는 이슈가 사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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