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티모테오. 사진. 구혜정 기자 장소 협찬. 러빈허 플라워카페

[미디어SR 한혜리 기자]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 이름을 가졌다. 티모테오. 그래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로서도 말이다. 기억 속 티모테오는 유려하게 노래했고 능숙하게 춤을 췄다. 그러던 이가 웹드라마에 등장했다. 웹드라마 ‘스펑크(SPUNK)’에 출연한 그를 알아보기까지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의외의 곳에서 발견한 의외의 인물. 그래서 궁금해졌다. 그가 새로운 도전에 어떻게 용기를 발휘했는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도전을 일굴 것인지에 대해서. 또 다른 영역에 빠져들어 새로운 라이징 스타가 된 티모테오의 이야기.

Q. ‘춤꾼’ 티모테오를 웹드라마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웹드라마 ‘스펑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지 궁금하네요.

티모테오: 저도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감사하게도 저에게 기회가 온 거죠. 회사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권유해주셔서 오디션을 봤는데, 그게 잘 돼서 다운(티모테오) 역을 맡게 됐어요. 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누가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연기를 열심히 연습하게 된 것 같아요.

Q. 연기 현장이 어색하진 않았나요? 처음이었으니까요.

티모테오: 맨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도 현장이 정말 화기애애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어요. 또래들과 있어서 그런지 유니버스(극 중 셰어 하우스 이름) 멤버들과도 금방 친해졌고요. 사적으로 자주 모여서 연기 연습도 했어요. 그래서 어색함이 덜했던 것 같아요.

Q. 그래도 이전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현장이잖아요. 무대에서 가수로서 카메라를 마주했을 때와 연기할 때 마주한 카메라는 어떻게 느낌이 다른가요?

티모테오: 음, 확실히 무대 같은 경우는 3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에너지를 쏟아내야 해요. 근데 드라마 촬영은 뒷이야기를 먼저 찍을 때도 있고 앞에 이야기를 나중에 찍을 때도 있잖아요. 그래서 감정선을 유지하는 데에 노력을 많이 했어요. 신마다 어떤 감정이었는지 놓치지 않으려고 대본에 메모했어요. 또, 무대는 카메라 말고도 관객이라는 보는 눈이 있는데, 연기는 카메라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이런 점들이 달랐던 것 같아요.

가수 겸 배우 김티모테오. 사진. 구혜정 기자 장소 협찬. 러빈허 플라워카페

Q. 상대 배우 역시 가수 출신 크리샤 츄에요.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나요?

티모테오: 크리샤 츄는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한국 분이신 줄 알았는데 아예 외국 분이시더라고요. 한국어도 한국에 온 뒤에 배운 거고, 낯선 언어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만큼 똑똑하다고도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둘이 마주치는 신이 많아서 하루에 4~5시간은 같이 붙어있으면서 연습했거든요. 어려운 한국어 단어가 대본에 나오면 제가 설명해주기도 했는데 낯선 단어인데도 습득력이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배울 점이 참 많은 친구예요. 그렇게 연기도 서로 공부해 나가면서 함께 배웠던 것 같아요. 서로 배우는 입장이다 보니 마음이 이해되어 더 잘 통하기도 했고요.

Q. 가수 지망생들의 이야기여서 두 사람은 연기 말고도 클립 영상으로 커플 댄스도 선보였죠. 연습 기간은 얼마나 됐나요?

티모테오: ‘스펑크’ 클립 영상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안무는 모두 제가 창작한 안무예요. 사실 커플 댄스는 원래 초안보다 많이 바뀐 버전이에요. 감독님께서 원래 노래가 스토리와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셔서 바꾸게 됐고, 안무도 계속 수정해 나갔어요. 하루는 안무를 짜고, 이틀 정도 같이 연습해서 총 3일 정도 걸렸네요. 하다 보니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웃음)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춤 안에 드라마 역할 속 감정선을 담아야 했거든요. 처음 해보는 작업이었고 감독님께서 잘 추는 것보다 춤 안에서 ‘설렘’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Q. 연기도 하고, 춤도 만드느라 많이 바빴을 것 같네요.

티모테오: 촬영 기간이 총 1주일 정도였어요.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그런지 놓친 게 많은 것 같아요. 아쉬움이 많이 남았죠. 특히 기타 신이 있었는데, 좀 능숙해 보이고 싶었어요. (웃음) 그렇지만 미흡했던 점이 많아서 아쉬웠어요. 어떻게 해서 기타를 치긴 쳤는데 다른 배우분들처럼 “해냈다”라는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 결국 재촬영의 기회를 주셔서 조금 보완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사실 원래 악기를 잘 다루는 편이 아니라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하하. 이번 드라마에서 제일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잠을 조금 줄일 걸 그랬나 봐요. (웃음)

Q. 커버 곡도 소화해내야 했잖아요. 극 중에서도, 클립 영상에서도 다양한 곡들을 노래했는데, 그중 가장 여운이 남는 곡이 있다면요?

티모테오: 12화에 나오는 버스킹 곡이요. 실제로 버스킹을 하면서 찍은 장면이라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촬영 기간이 짧다 보니 노래가 보통 이틀 전에 주어져요. 그 안에 노래를 빨리 외워야 한다는 부담이 조금 있었죠. 그래서 일단 안 틀리고 버스킹을 해냈다는 거에 큰 성취감을 얻었던 것 같아요. 하하. 또, 이 신 자체가 드라마 전체 줄거리에서 중요한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더 여운이 남는 것 같고요.

Q.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요. 가지각색의 사연과 매력이 있어요. 이 중에 티모테오와 가장 닮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티모테오: 아무래도 제 역할인 다운이가 많이 닮았어요. 감독님이 저와 미팅 후 원래 다운의 캐릭터를 조금 바꾸신 거로 알고 있어요. 성격은 다르지만, 연습생이었던 시절과 꿈을 찾는 과정 등 저의 환경과 상황을 다운이에게 많이 녹여내셨어요. 그렇게 탄생한 게 롤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신이에요.

Q. 다운의 성격은 조금 무심하고 무뚝뚝해요. 혹시 성격도 닮았나요? (웃음)

티모테오: 아뇨. 저는 그렇지 않아요. 하하. 그래서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무뚝뚝하고 밝은 표현을 숨기는 척하느라고요. 저는 밝은 모습을 숨기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러면서 또 너무 무심하면 어두운 느낌일까 봐 걱정도 됐고요. 감독님께 많이 여쭤봤던 것 같아요. 절충안을 많이 제시해주셨어요. 너무 나쁘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무심한 다운이를 표현하기 위해서요.

Q. 티모테오와 닮은 다운이잖아요. 다운이가 20대의 불안감을 느꼈듯, 티모테오 역시 불안했던 적이 있었나요?

티모테오: 사실 전 걱정을 안고 사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불안감을 느끼자마자 제게 부족함이 있다고 여겨져서 바로 연습을 하는 타입이거든요. 걱정과 불안을 오래 가지고 있지 않으려 해요. 또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기도 하고요. 나쁜 일이 일어나도 ‘이유가 있겠지’하고 넘어가는 편이에요.

가수 겸 배우 김티모테오. 사진. 구혜정 기자 장소 협찬. 러빈허 플라워카페

Q. 평소 스트레스를 받을 땐 어떻게 해소하나요?

티모테오: 친구들을 만나서 은근슬쩍 고민을 털어놔요. 친구들과 대화로 풀기도 하는데, 보통 제 선에서 해결하려고 해요. 속으로 삭이는 스타일이기도 하죠.

Q. 스스로 해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나요? 부작용은 없나요?

티모테오: 그래서인지 제가 감정이 매우 플랫(flat)한 것 같아요. 엄청 ‘업(UP)’되지도 않고 ‘다운(DOWN)’되지도 않아요. 이걸 이번에 연기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그 전엔 무대 위에서 정해진 감정만 전달하면 됐잖아요. 하지만 연기는 인물의 1인칭 시점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어루만지는 작업이잖아요. 이번 기회로 저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이게 연기의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웃음)

Q. 다운은 춤과 노래에 모든 걸 쏟은 캐릭터잖아요. 티모테오와도 비슷할 것 같은데, 티모테오의 인생에서 춤과 노래는 몇 퍼센트로 따질 수 있을까요?

티모테오: 저 같은 경우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하기 시작해서 지금에까지 이르렀어요. 인생의 대부분을 쏟았기 때문에 이미 80~90퍼센트는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요. 연습생 생활을 정말 오래 했었는데, 데뷔하고 나니 현실은 참 달랐어요. 저는 제가 진짜 잘할 줄 알았거든요. 근데 한없이 부족한 거예요.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건 무대밖에 없었죠. 연습은 갈고 닦는 거고 실제 총알을 발사할 수 있는 용기는 무대에서 생기는 거였으니까요. 반면 연기는 정말 제로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제 안에서 영역이 확장된 기분이에요. ‘해볼까?’가 아닌 ‘해봤으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좀 더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졌죠.

Q. ‘스펑크’는 스무 살들의 이야기였어요. 20대의 이야기가 녹아있죠. 티모테오도 20대로서 공감이 갔던 신이 있었나요?

티모테오: 공감보다는 해보고 싶다고 느낀 장면이 있었어요. ‘스펑크’에서는 유니버스란 셰어 하우스에서 함께 지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해요. 밥을 먹는 장면에서도 디테일하게 누가 요리를 하고, 누가 설겆이를 하고, 누가 식재료를 사왔는지 따지죠. 그 신을 찍으면서 실제로도 어딘가는 이런 셰어 하우스가 있겠구나 하고 느꼈어요. 셰어 하우스라는 게 딱 요즘 20대들의 트렌드잖아요. 궁금하고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Q. 연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연기하면서 느낀 요즘 스무 살의 연애는 어떤 것 같았나요.

티모테오: 저와 제 친구들 때랑은 또 달라요. 불과 5년 전에 비교해도 완전 다르죠. 제 친구들 스무 살 때 얘기 들어보면 멀리 놀러 가봤자 가평 같은 서울 인근이었거든요. 요즘 친구들은 해외여행도 하고 활동 범위가 넓어졌어요. 제 친구들이 영화보고 카페가는 그런 뻔한 데이트를 즐겼다면, 지금 스무 살들은 좀 더 큰 추억을 남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경제적으로 부담될 수 있는 일인데도 스스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건을 만들어서 시간을 더 보람있게 보내려는 거죠. 물론 공연, 전시 등 문화 시설이 발전한 덕도 있지만요. 확실히 무언가를 시도하는 세대예요.

Q. 평소에도 도전을 즐겨 하는 편인가요?

티모테오: 새로운 걸 좋아하긴 해요. 사소하게는 음식 메뉴도 안 먹어본 걸 먹어보려고 하고요. 사실 옛날엔 입맛이 까다로워서 그러질 못했는데, 어릴 적 어린이 리포터로 각 지역에 돌아다니면서 음식 먹는 프로그램을 했거든요. 또, 해외여행을 가면 ‘다시 못 올 수 있다’는 생각에 먹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바뀌더라고요.

Q. 1화에서 이야기했던 ‘인생이라는 타임 스케줄’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나요?

티모테오: 저는 누구든 기회는 언젠가 온다고 생각해요. 비록 잘됐다고 하는 기준이 남과 내가 다르겠지만요. 저 스스로 잘됐다고 느낄 때가 분명히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40대에 올지, 50대에 올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시기가 천천히 와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연예인이란 직업이 그렇잖아요. 긴 연습생 시간은 드러나지 않고 데뷔 후의 모습만 보여지니까요. 누군가는 제가 갑자기 떠오른 사람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잖아요. 어쨌든 감사하게도 감독님이나 지금 회사 대표님처럼 절 찾아주시는 분도 계시고, 기회가 주어지고 있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전 천천히 잘 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하하.

Q.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은 어디쯤 왔다고 생각하나요?

티모테오: 아직 출발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 할 때 배운다는 생각으로 도전하듯 재밌고 즐거운 것 같아요.

 

※더 많은 인터뷰는 매거진 '임팩트 스타' 12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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