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사진: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CJ그룹이 2020년을 이틀 앞둔 오늘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가운데 인사 규모를 축소하고 철저한 성과주의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다는 평이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인사를 앞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를 넘겨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30일 CJ그룹은 임원 인사를 발표하고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사장을,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이사 겸 그룹 CDO(Chief Digital Officer)에 차인혁 부사장(53)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며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고, HMR 등 국내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한 성과를 인정 받아 이번에 제일제당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전임 대표이사인 신현재 사장(58)은 CJ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R&D 경쟁력 강화와 인재발굴에 힘쓸 예정이다.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신임 대표이사는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과 DT(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 추진단장 등을 지내고 지난 9월 CJ그룹에 영입됐다. 오랜 기간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DT전략 및 IT 신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 구창근 대표(46)와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51), CJ대한통운 윤도선 SCM부문장(56)을 각각 부사장대우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58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지난 3년간 매년 70~80명 규모의 인사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인사 규모가 축소됐다.

최진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는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 여성임원 중 내부승진으로 부사장까지 오른 사례는 최 대표가 처음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외국계 브랜드와의 경쟁 속에 토종 ‘헬스앤뷰티 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중소 K뷰티 업계와 상생하는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은 영향이 컸다.

CJ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전반적인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성과주의를 주요한 인사 기조로 삼았다"고 전했다. 

인사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발탁 기조는 이어졌다. 영양사 출신으로 뛰어난 영업실적을 낸 배수영 CJ프레시웨이 FS본부장(45), 영화상영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한 박정신 CJ CGV 신성장담당(45) 등이 포함됐다.

CJ 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여성 인력이 전체의 10%를 넘는다”면서 “주요 그룹사 중에서는 가장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그룹”임을 강조했다.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16명은 해외본사 및 각 사 글로벌 부문에서 나왔다. 그룹의 변함 없는 글로벌 중심 미래성장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한편 CJ는 정기임원인사와 함께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하여 기존 실을 폐지하고 팀제로 전환하는 등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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