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다툼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재신임 먹구름
가족 다툼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재신임 먹구름
  • 이승균 기자
  • 승인 2019.12.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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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IATA 총회 기자회견장에 자리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 구혜정 기자
3일 IATA 총회 기자회견장에 자리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확전 양상이다. 가족 간 다툼이 이어지면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재신임 여부에 불확실성이 생겼다. 가족을 포함한, 강성부 KCGI 대표, 델타항공,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독단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며 다른 주주들과 공동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 발단이다. 이후 조원태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의 분쟁 소식이 언론을 통해서 노출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직접 언론에 이를 알렸는데,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모친 이명희 여사가 조 회장이 아닌 조현아 전 부사장 측에 섰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아니냐"고 추정했다.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까지 조현아 전 부사장 측에 선다면 조원태 회장의 재신임은 쉽지 않다. 외부 주주들과 연합도 가능하다.

KCGI 측은 한진 지배구조 개선이 목표라며 가족 간 갈등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KCGI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남매가 들고나오는 카드를 보고 찬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중립 의견으로 경영권을 둘러싼 내홍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사실상 가족 간 갈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손쉽게 오른 셈이다.

10% 지분을 보유한 델타항공도 조원태 회장을 확실히 지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증권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의 최대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가 의결권 행사 지침에 따라 자문사의 의견을 수용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한다. 이 경우만 하더라도 조 회장의 지분율은 16.18%로 떨어져 조현아 전 부사장 측에 경영권을 넘겨주어야 한다.

현재까지 정보를 종합하면 조원태 회장은 본인의 지분 6.52%와 보유 재단 정석인하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과 대호개발, 델타항공 등을 우호지분으로 보유하고 있다. 26.18% 내외로 조현아, 이명희, 조현민 모녀 합계 지분 18.26%보다는 7.92% 높다. 다만, 강성부 KCGI 대표의 17.29% 지분, 델타항공의 10% 지분, 대호개발의 6.28% 지분 중 하나라도 다른 편에 선다면 한진그룹의 주인은 바뀌게 된다.

그나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한진칼의 이사 재신임 안건이 일반결의사항이라는 점이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재신임 안건을 특별결의사항으로 둔 대한항공과 다르게 일반결의사항으로 두고 있어 출석 주주의 2분의 1 초과 찬성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 등의 반대로 재신임에 실패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조원태 회장이 뚜렷한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없다면 가족을 제외한 제3의 이해관계자들도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균 기자 csr@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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