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이나은.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에이프릴 이나은이 연기자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0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웹 드라마 ‘에이틴’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올해에만 ‘에이틴’과 ‘힙합왕-나스나길’,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로 바쁜 행보를 보였다. 배우, MC,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이나은은 내년 초엔 에이프릴로 활동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스무 살을 완벽하게 보낸 이나은을 만나 올해를 마치는 소회와 내년을 맞는 각오를 들어봤다.

Q. 올해 출연작 모두 큰 화제가 됐어요. ‘어하루’ 역시 인기를 실감할 만했죠.
이나은:
현장 분위기도 좋고 제 기분도 정말 좋았어요(웃음). 확실히 화제성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Q. 설정값으로 인해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하던 여주다 캐릭터가 섀도 스테이지에서는 자아를 갖고 맞설 수 있었어요. 연기하면서도 통쾌함을 느꼈을 것 같은데.
이나은:
초반부에 설정값 때문에 반 친구들에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후반부에서 자아를 찾은 여주다가 섀도 스테이지에서 ‘흑화’된 모습을 보여줄 때면 진짜 복수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섀도에서는 제가 연기할 감정 폭이 있다 보니 연기하면서도 좀 더 재밌었어요.

Q. ‘에이틴’과 ‘어하루’ 모두 학원물 장르에 속해요. 연달아 같은 장르를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겠다 싶어요.
이나은:
‘어하루’의 원작 웹툰을 먼저 보고 매력을 느꼈어요. 그래서 미팅과 오디션을 통해 여주다 말고 다른 역할로도 오디션을 봤죠. 사실 ‘에이틴’의 김하나와 ‘어하루’의 여주다는 공통된 부분이 있긴 해요. 하지만 ‘어하루’는 극 중 배경인 만화 ‘비밀’과 섀도 스테이지인 현실 두 가지를 연기할 수 있어서 그 부분에 중점을 뒀죠. 원작을 보면서도 ‘여주다’에게 매력을 많이 느꼈거든요.

에이프릴 이나은. 사진. 구혜정 기자

Q. 웹 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를 둘 다 경험해보니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이나은:
스페셜 드라마와 웹 드라마,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모두 찍어봤어요. 가장 큰 차이는 스태프 규모예요. 웹 드라마는 감독님과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며 소수 인원들과 내 집 마냥 편안하게 찍는다면 ‘어하루’ 현장은 주변 카메라 수가 많다보니 신경 쓸 부분이 더 생기더라고요. 적응에 있어 어색하고 낯설기도 했지만 정말 즐거운 현장이 됐어요.

Q.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도 날 것 같아요.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요?
이나은:
어둡고 외로운 역할보다는 명랑하고 생활력 강하면서 야무지고 당당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주변에서 교복은 입어볼 수 있을 때까지 입는 게 좋다고 하셔서 그 말도 참고하고 있고요(웃음). 장르로는 퓨전사극을 정말 해보고 싶어요. 옛날부터 사극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도 정말 재미있게 보곤 했어요. 요즘엔 퓨전사극 작품들도 많으니까, 나중에라도 사극은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액션 퓨전 사극이어도 좋을 것 같고요!

Q. 시작 단계인 만큼 호흡을 맞추고 싶은 선배 배우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김희애 선배님과 꼭 합을 맞춰보고 싶어요. 남자 선배로는 신하균 선배님이요. 정말 팬이거든요. 초등학생 때 신하균 선배님의 작품을 보고 처음으로 팬 카페에 가입했어요. 같이 연기할 수 있으면 정말 영광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연기를 같이 하긴 힘들 것 같아요. 너무 팬이라서요. 호흡을 맞추는 것까진 바라지도 않고, 그냥 같은 작품에만 나오고 싶어요. 같은 장소에서 숨만 쉬어도 영광이에요. 

Q. 드라마 외에도 ‘겟잇뷰티’, ‘고교급식왕’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에이프릴이 아닌 이나은으로서 개인 활동을 하는 게 외로울 수도 있을 텐데.
이나은:
맞아요. 최근에는 멤버들 모두가 함께 하는 것보다 혼자 다닐 때가 더 많았어요. 초반엔 그런 게 적응되지 않아서 힘들더라고요. 주변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혼자서도 잘 있을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어요. 멤버들이 큰 부담감 느끼지 않게 도와줬고, 저로서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했죠.

에이프릴 이나은. 사진. 구혜정 기자

Q. 활동이 많았던 터라 지치는 순간도 왔을 것 같아요.
이나은:
사실, 2019년에만 활동을 많이 했고 이전에는 바쁘게 활동한 적이 없었어요(웃음). 바쁘게 한 해를 보낸 것 같아서 오히려 감사해요. 지치지 않는다는 건 조금은 거짓말이지만, 이렇게 바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Q. 꾸준히 캐스팅이 되고 있잖아요.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이나은:
음… 모든 게 처음이라 열심히 배워서 아닐까 해요.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화면 속 제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올까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연기도 연기지만 카메라에 잡힐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가수로서의 습관들이 보일까봐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현장에서 느끼는 바가 많더라고요. 그런 걸 배우면서 배우로서 연기에 많이 도움도 받았어요. 그런 면을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Q. 배우로는 이제 막 첫 발을 떼는 단계지만 에이프릴로서는 벌써 6년차예요.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법한데.
이나은:
콘셉트 부분에서 더 신중해져야 하는 시기니까 더 연구하고 고민 중이에요. 저희 콘셉트가 동화적이면서 몽환적이고 서정적이거든요. 내년에 앨범을 내기로 해서 콘셉트를 뚜렷하게 잡아가는 것부터 여러 가지 면들을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가 이번에 처음으로 공백기가 1년을 넘어가고 있는데, 음악방송 MC를 하다 보니 저희의 무대에 대해 더욱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최근 ‘퀸덤’을 통해 여자아이돌들이 변화에 도전하고 대중에 재조명됐어요. 에이프릴도 서정적인 몽환 콘셉트가 아닌 다른 콘셉트를 시도해보고 싶진 않나요?
이나은:
저도 ‘퀸덤’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콘셉트 매치인 만큼 걸그룹이 이런 모습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서 저희 역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래서 이번 콘셉트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는데, 대중에 저희를 맞춰야 하는 건지 혹은 우리를 조금이라도 더 아는 팬들에게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도 했어요. 저희가 아직 대중적으로 알려진 걸그룹은 아니니까요. 그러다 든 생각은, 저희에게 잘 어울리는 콘셉트로 나오면 뭐든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예요. 걸그룹뿐만 아니라 아이돌 시장 자체가 많이 달라진 만큼 어디에 포커스를 두겠다는 것보다는 저희가 잘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면 충분히 즐기면서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에이프릴 이나은. 사진. 구혜정 기자

Q. 에이프릴과 연기자로서 시작 시점이 다른 만큼 각각 다른 목표를 정해놨을 것 같은데.
이나은:
저희 그룹이 6년차인 만큼 목표를 물어보실 때면 1등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하지만 최근에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거에 느낀 조급함이 조금 해소됐어요. 예전엔 대중이 우리를 많이 알아봐주지 않는 것에 답답함과 억울함을 느꼈거든요. 그 때문에 정체기를 겪기도 하고, 멤버들도 각자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1위에 대한 욕심보단 저희끼리 잘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는 생각이 커졌어요. 

Q. 6년 동안 마음의 성장을 이뤄낸 거네요. 연기자로서는 성장 속도가 유독 빨랐던 것 같아요.
이나은:
저 개인으로서는 눈 깜짝할 새에 많은 일들이 생겼고 도전할 일도 많았죠. 계획에 없던 일이 생겨 부담도 됐지만 제가 해야 하는 일인 만큼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요. 시간이 빨리 가서 제가 놓치고 간 게 많을 수 있어요. 하지만 걱정한 것에 비해 잘해왔다고 보고 있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에요. 성급하게 무조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하면 더 힘들어진다는 걸 저는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요. 때문에 천천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임하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거라 믿어요. 시청자 분들도 저를 흘러가는 대로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청자 분들이 봤을 때 어떤 역할을 소화했을 때 자연스럽게 역에 어우러져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어요. 2020년에는 어떤 기대감을 안고 있나요?
이나은:
올해는 도전도 많았고 좋은 기회도 여럿 생겼어요. 좋은 일이 정말 많던 뜻 깊은 한 해였죠. 내년에도 여러 가지로 기대가 많이 돼요. 일단 내년 초에 저희 에이프릴의 앨범이 나올 예정이거든요. 앨범 활동을 중점으로 두고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도전해보고 싶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열심히 하면서 내년도 재미있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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