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제공 : 금융산업노동조합.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박홍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이 새 금융노조 위원장에 오르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올해 초 19년 만의 KB국민은행 총파업을 이끌어내는 등 위력을 보여 금융권의 관심을 받아 왔다.

박 위원장은 금융노조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 의장,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 등을 거쳐왔다. 박 위원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기업은행지부 낙하산 저지 투쟁 등 지부 현안을 챙기며 금융노조 혁신을 위한 특위 구성을 통해 밑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인 1당적 갖기 운동 확대 등 정치 투쟁화를 통한 금융권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관여로 노조의 힘을 키우고 있는 박 위원장은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부, 여당 금융노조 정책협의회를 통한 국책금융기관 자율성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 밖에도 박 위원장은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KPI제도 개선을 통한 과당경쟁 중단, 여성과 저임금직군 임금차별 해소 및 처우개선, 남성육아휴직 1년 의무화, 노사정협의체 신설을 통한 지역은행 발전방안 마련 등을 이번 임원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 위원장은 관료 출신 인사의 은행장 임명에도 적극 반대하고 있다. 27일 임기가 끝나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 수석 인사 시점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기업은행 노조는 반장식 전 수석의 인선과 관련해 "금융 전문성이 없는 무능 인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또, 박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불씨가 꺼진 금융권 노동이사제와 관련해서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인 노동자 추천 이사제 등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26일 미디어SR에 "노동이사제 관련 법안 처리가 이번 회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기업은행 등 금융위원장이 추천을 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는 별도의 법 개정 없이 노동자 추천 이사제가 가능하다. 이번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서울시의 노동이사제 등 공공기관 모델에 대해서 심도 깊은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상법에 따른 소수주주권을 통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안건 제안 등에도 활발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에 대한 고강도 관여가 예상되면서 주요 금융그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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