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관 출신 행장에 대한 강력한 내부 반발로 차기 행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행장 대행 체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27일 만료되는 가운데 정부는 당초 지난주로 예정됐던 차기 행장 인선을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 중이다.

정부가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반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김 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26일 미디어SR에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영업 조직인데, 금융업에 대한 경험이 없고 철학도 확인된 바가 없는 관료 출신 인사가 기업은행장으로 오면 직원 리스크가 클 것"이라면서 "만약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강행한다면 기업은행 지부를 넘어 노동계와 전혀 소통하지 않겠다는 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23일 신임 금융노조위원장에 당선된 박홍배 위원장도 취임 일성으로 기업은행 낙하산 행장 저지 투쟁을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노조는 정부가 행장 선임을 강행할 시 내년 총선까지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이어가며 정부에 부담을 지우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기업은행은 내일까지 후임 행장이 임명되지 않으면 직무 대행 체제로 가야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관련 규제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전무이사 대행 체제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미 임기가 만료됐으나, 차기 행장 선임이 늦춰지면서 대표이사직에 유임하고 있는 계열사 CEO 인선도 덩달아 기약 없이 연장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일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고, 12일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이사, 14일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났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장 선임 후 계열사 CEO 인선이 진행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별개로 진행될 수도 있는 건"이라고 전했다. 

직무대행이 계열사 CEO 인선까지 맡을 가능성은 낮아, 차기 행장이 결정되어야 정체된 계열사 인선의 실타래도 차례로 풀 수 있다. 현 행장 임기 하루를 남기고 정부가 27일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같은 날 오후로 예정된 노조 결의대회 양상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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