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하나은행 ATM 기기. 이승균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최근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시중은행들이 제각기 허리띠를 졸라맨 가운데, 내달 초 전국 81곳의 영업점이 없어진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연말, 연초 일제히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한다. 내년 초 없어지거나, 인근 지점과 통합되는 지점은 KB국민 37곳, KEB하나 34곳, 신한 7곳, 우리 3곳 등으로 총 80여 곳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1월 20일부터 37곳의 영업점이 통폐합된다고 공시했다. 서울시에 소재한 지점만 10곳으로 송파구 잠실엘스점, 방이동점, 광진구 강변역점, 용산구 아이파크몰점, 성동구 옥수역점 등이 포함됐다. 이들 지점은 1월 17일 영업이 종료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4일 미디어SR에 "재개발, 재건축 이슈로 주변 상권들이 많이 변동됐기 때문에 기존 점포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폐쇄한 것"이라면서 "점포 폐쇄 전 결정된 내용에 대해 사전에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으며, 대부분 지점이 있던 자리에 ATM은 남겨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당장 이달 말 역삼, 등촌동, 테크노마트, 잠실트리지움점 등 서울 소재 11곳을 포함한 16곳을 통폐합하고, 이어 내달 13일 14곳, 20일 4곳을 추가로 통합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거래 증가 등의 환경변화 및 지점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고려한 거래 채널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통폐합이 되고 있다"면서 "통폐합 시 손님의 거래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사전/사후조치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이달 30일 4곳, 내년 2월 3일 3곳 총 7곳의 영업점을 통합하고, 우리은행도 오는 31일 2곳, 내달 17일 1곳을 추가로 통폐합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잇달아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움직임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모바일 거래가 증가하면서 은행 영업 환경이 비대면 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올해 46개의 영업점을 신설하고, 77곳을 폐쇄했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찍으며 1%대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 사태로 상품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도 은행 수익성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최근 정부가 부동산 대출을 옥죄면서 시중은행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주택담보대출 실적도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들은 내년부터 강화되는 신 예대율 규제에 맞춰 가계 대출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은행 경영 환경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대적인 영업점 감축이 추가로 따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영업점 통폐합이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한 자연적인 흐름일 뿐, 경기 부진을 반영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실질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고자 지점을 통폐합한다기보다는 모바일 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게 사실이기 때문에,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사용률 데이터 기반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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