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대표이사.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유통에 주력하는 그룹들의 정기 연말 임원 인사에서 연일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CJ그룹 인사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꾸준히 이야기는 나돌고 있으나 소식이 없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최근 인사안을 반려하는 등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1월부터 CJ그룹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한 구조조정 움직임까지 있어 그룹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이전까지 CJ그룹은 대체로 11월을 전후해 임원 인사를 진행해 왔으나 올해는 12월 중순을 지난 현재까지도 예상 인사나 내정설(說)이 나오고 있지 않다.

CJ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주에 (인사 결과가) 나온다’는 이야기만 5주째다. 아직 내부에서도 관련 소식을 듣기 힘들고, 인사 결과는 정말 나와봐야 안다”고 전했다. 인사관련 거론되는 인물도 없어 그룹 관계자도 아직 “금시초문”이라고 언급한 만큼 인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CJ 계열사 별로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인사가 23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아 임원 결과 발표는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정기 인사가 미뤄지면서 지주사는 물론 계열사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지난주 CJ는 지주사 인력 200여명을 계열사로 재배치했다. 비대해진 지주사 조직을 슬림화하는 한편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게 CJ그룹측의 설명이지만 구조조정설도 돌고 있어 더욱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주사 뿐 아니라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일부 계열사도 수익성이 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조직 및 인력에 대한 개편작업을 실시했다.

한편 CJ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차입금이 커져 재무부담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7조원대서 올해 3분기에 9조4752억원으로 늘었다. 또한 그룹의 사채 약 1조4302억 원이 내년 만기일을 앞두고 있으며 2021년까지 추가로 1조2141억 원 사채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CJ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재현 회장이 최근 보고받은 인사안을 반려한 것도 이처럼 업황이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단 얘기다.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만큼 이에 걸맞는 인적 쇄신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CJ 내부에서도 인사시기와 폭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예측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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