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 현황 사진. 유진투자증권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애경그룹 계열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이 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제주항공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만 5000원을 유지했다.

방민진 연구원은 19일 "제주항공이 보잉사의 B737Max기종을 50대 구매 계약하여 기존 임차기를 대체하려는 계획이었지만, 보잉사가 최근 생산을 중단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의 기재 계획이 불투명해졌다"며 "생산이 영구적으로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M&A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실질 보유 자산이 인력과 운수권 정도라고 할 때, 이스타항공이 올해 부산과 싱가포르(주 7회), 인천과 상하이(주 7회) 등 운수권을 확보해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저비용항공 시장의 경우 경쟁사와의 차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업체가 가격 경쟁을 주도해야 항공 시장 재편이 가능한 만큼, 이스타항공 인수가 땜질식 처방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규모의 경제를 확대하는 대안일 수 있지만, 본원적인 체질 개선 작업 관련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방 연구원은 "9개사가 난립할 예정이었던 국내 저비용항공시장에 통폐합 조짐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두 항공사 모두 인천공항 거점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중복 노선과 기재를 정리하겠지만, 저비용항공 시장의 재편 관점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또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이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힘겹게 인수대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에서 발행하는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추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유한 회사채)가 전량 이스타홀딩스가 인수하게 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일각에서 애경그룹의 인수 여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단기 금융자산과 현금 자산이 총 3000억원 가량으로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는 이스타홀딩스의 의지라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이스타홀딩스의 입장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음으로써 항공업계에 대해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737Max의 도입이 당초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 부분만을 가지고 인수합병을 결정한 것이 아니고, 사업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취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및 전환사채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오는 26일부터 이스타항공에 대한 실사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스타홀딩스 외 2인이 보유한 지분 51.17%를 약 695억원에 매입하는 내용으로 기업가치를 1358억원 수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이미 50%가량 자본이 잠식된 상태였고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업계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 항공이 있는 데다 최근 불황과 신규면허 발급으로 항공업 공급과잉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