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지주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한 롯데그룹이 19일 2020년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통과 호텔‧서비스 부문에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은 19일 각 사별 이사회를 열고 부회장급인 유통, 호텔&서비스, 화학, 식품 등 4개 BU(Business Unit‧사업부문) 중 2개 부문의 수장을 교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통업이 이커머스(e-commerce) 중심으로의 변혁을 맞이한 가운데 불매운동 등의 리스크까지 떠안은 롯데 그룹이 인적 쇄신을 통해 적극적인 실적 개선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95개 계열사를 4개의 비즈니스유닛(BU, 사업단위)으로 나눠서 부문장 4명을 두는 체제다. 신임 대표이사가 내정됐다고 알려진 부문은 유통과 호텔‧서비스 2개 부문이다.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문장)이 오는 19일 롯데그룹 연말 인사에서 물러나고 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준 부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책임진 인물로, 이번 인사 내정설이 그대로 실행되면 임기를 3개월 남겨두고 자리를 내려놓는다.

신임 유통BU장은 강희태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로 내정됐다. 강희태 대표는 유통BU장과 롯데쇼핑 대표를 동시에 맡아 유통산업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롯데는 BU장 뿐만 아니라 유통·식품부문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경호 롯데쇼핑 e커머스 대표(전무)와 강종현 롯데쇼핑 슈퍼부문 대표(전무), 김태환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대표(전무),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 등으로 인사가 예정돼 있다. 남창희 롯데마트 고객본부장은 강종현 대표의 뒤를 이어 롯데쇼핑 유통사업부문인 롯데슈퍼를 책임진다.

실적이 좋은 롯데홈쇼핑은 칼바람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 롯데홈쇼핑은 올해 9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753억원)대비 21.9% 성장했다(1~3분기 누적 기준). 이에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자리를 지키며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전무)가 롯데쇼핑에서 백화점 사업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서비스BU장에는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최고재무책임자)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서 이처럼 대표이사를 일시에 대규모로 교체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상반기 회의에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대상무형(大象無形·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을 언급하며 다가올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도록 각 계열사에 당부했다. 이러한 신 회장의 위기의식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외부에 알려진 내정은 추측일 뿐 정확한 인사 결과는 내일 이사회가 진행된 후에 알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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