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의 直說後談] 당신이 공명조(共命鳥)란걸 아십니까?
[김병헌의 直說後談] 당신이 공명조(共命鳥)란걸 아십니까?
  • 김병헌 전문위원
  • 승인 2019.12.1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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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구혜정 기자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구혜정 기자

몸이 하나인데 머리가 각자 놀면?

몸 하나에 두 머리를 달고 살아가는 새가 있다. 목숨(命)을 공유(共)하는 새(鳥)라는 뜻을 가진 공명조(共命鳥)다. 불교의 ‘잡보장경(雜寶藏經)이나 불론행집경(佛本行集經)에는 공명조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한 쪽이 자면 한 쪽은 밤새 지켜 주는 좋은 관계라야 살아간다. 비극은 이들 사이가 틀어진 틈을 비집고 스며든다. 깨어있던 다른 쪽 머리가 맛있는 나무열매를 혼자 먹었다. 한쪽은 먹지도 않았는데 포만감만 느끼자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들었다. 열매를 먹은 머리가 잠들자 한쪽은 독이든 열매를 삼켜 목숨을 잃었다.

히말라야 설국 혹은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부근 전설애기인지, 불교 경전이 원조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전해진다. 북한 남포시 인근에서 발견된 고구려시대 덕흥리 고분 벽화에까지 그림으로 남아 있다. 공명조와 비슷한게 비익조(比翼鳥)다. 자기와 다른 쪽 날개와 다른 눈을 가진 새와 짝을 이룰 때까지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새다. 둘이 합쳐(비익·比翼)야 제대로 날고 볼수 있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백락천(白樂天)의 장한가(長恨歌)에 나온다.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공멸하게 된다는 `운명공동체'의 뜻을 갖고 있는데 욕심과 어리석음만 일삼는 공명조와는 사뭇 다르다.

서로 더부살이하고 있는 새들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부처는 마음을 복전(福田)이라고 했다. 복 심는 밭이란 뜻이다. 공명조는 오늘날 우리들 모습이고 우리가 우주와 나, 자연과 나, 너와 나의 관계에서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면 공멸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부처의 공명조에 비유한 가르침은 사찰의 벽화 그림으로도 흔히 그려지고, 많은 스님들이 설법에서도 자주 인용한다. 새 정부들어 상대편의 실수, 자멸, 몰락만을 기대하는 공격적 성향이 팽배해진 거칠고 삭막한 사회가 되어간다는 느낌이다. 새 정부 3년차에 접어든 올해가 유난스럽다.

교수들도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지만 자기성찰의 기미는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공명지조는 실제 한쪽이 없어져도 자기만 살 것처럼 생각하고 공멸하는줄 모르고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즐기는 안타까운 시류를 반영하고 있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교수 10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3%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 2위로 선정된 ‘어목혼주’(魚目混珠)도 다를바 없다. ‘어목(물고기의 눈)이 진주와 혼동을 일으켜 무엇이 물고기 눈이고 진주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물고기 눈알인지...진주인지...

경제 부문만 봐도 그렇다. 경기를 놓고서 “디플레이션의 전조다. 아니다 일시적 현상이다”고 서로 주장하고 날선 비판을 일삼는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수도권 집값이 천정부지다, 무슨 소리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서로 맞선다. "소득주도 성장이 맞는 정책이다.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며 사안마다 맞서니 진영논리라 해도 어느말을 믿어야 할지 헷갈린다. 청개구리 마냥 무조건 반대로 가는데다 원수처럼 대치하며 상대를 깎아 내린다. 경제 쪽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정치 쪽은  민의의 장이라는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딴지를 건다. 국회는 지난 16일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일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혼미가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도 선거법 단일안을 마련했다가 헝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주말 14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결사 저지’를 결의하고 협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16일에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동원 국회에 난입하는 소동까지 연출했다. 그래놓고 승리했단다. 지난 4월 시작된 패스트트랙 정국이 8개월째로 접어들지만 대국적 견지에서 타협의 기미는 없다.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개혁이라는 민의는 어디 갔는지 없고 이해타산만 남아있는 듯하다. 국민이 뽑아준 민의의 대변자로는 같은 몸인데도 그쪽편 민의와 가는길은  따로 있는지 자기가 맞다고 우기고 깎아내리니 뭐가 진주인지 물고기 눈알인지 구분도 힘들다. 언론마저 양쪽으로 나뉘어 각각을  편들고 있으니 뭐가 국가를 위하고 공익에 부합하는건지도 혼란스럽다. 일말의 눈치는 남아 있었는지 민생법안은 우여곡절 끝에 합의해 통과시켜 그나마 다행이다.

한편으로 청와대와 검찰이 공명지조의 끝판왕을 가리고 있다. 양쪽 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청와대의 '감찰 중단' 의혹과 '하명 수사' 의혹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볼성사납다. 청와대가 사안과 관련 문제 제기를하면 검찰이 나서 맞서는 입장을 밝히는 이상한 일도 생기고 있다. 청와대 발표를 검찰이 반박하고 검찰이 말하면 청와대가 아니라고 나서는 전대 미문의 사례에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거기에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도 한다리를 걸치면서 싸움을 붙힌다.

다들 왜 이러시는지...

지난 15일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청와대는 유재수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관련한 검찰의 발표가 최종 수사 결과가 아니라며 유 전 부시장 비리를 '청와대가 사전에 확인됐거나 확인이 가능했다'고 한 검찰의 공보 자료를 정면 반박했다. 그러자 검찰은 '청와대 발표는 당사자들의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며 청와대가 수사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일방적 주장을 했다'고 재 반박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 경찰까지 끼어들어 다른 주장을 내놓는다. 다들 '너는 틀렸고 내가 맞다'는 애기들이 난무한다. 시정잡배들도 아닌 국민과 국가부터 내세우는 공당과  부처, 기관들이 이런 짓거리들을 하고 있다. 조정도 없고 합리적 의견 조율이나 양보나 합의도 없다. 모두가 민주주의나 국리민복((國利民福)으로 포장해서 나선다. 국민들은 엉거주춤하고 불편하다.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 논어 자한편(子罕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이다.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4가지로‘자절사(子絶四)’다. 대략 뜻은 이렇다. 멋대로 생각해 지레 억측하지 말고(무의), 어찌어찌 해야된다며 자기 주장만 내세우지 말며(무필), 융통성없이 고집부리지 말고(무고),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불장군식 생각은 내세우지 말라(무아)고 강조한다. 공명조의 파멸도 여기서 비롯됐다. 공자도 평생 이 4가지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4가지 일에서 떳떳하고 자유롭다면 계속하시라. 아니면 자중하시라. 제발 국가를 내세우고 국민을 팔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입으로만 떠들면서 나서지 말았으면 한다. 그게 최소한의  ‘겸손’이며 배려라고 본다.

자신과 국민과 국가앞에 좀더 겸손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싶다. 현재 우리의 상황을 돌아보면 비익조처럼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왜 이러시는지들 모르겠다. 예수도 마가복음 3장 24~25절에서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고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가 없다’고 말씀했다. 훈훈해야할 연말이 더욱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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