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이승건 토스 대표가 '포용과 혁신의 2세대 챌린저 뱅크'를 기조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 은행이 제공할 수 없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16일 은행연합회 세미나실에서 이날 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뱅크를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과 함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품 모델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중신용자 개인 고객 중 1200만 명이 금융이력이 부족해 본인 리스크에 걸맞은 대출 금리나 금융 상품을 제공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확한 신용 평가를 위해 많은 데이터와 높은 수준의 알고리즘이 필요하다"면서 "600만 명의 소상공인들도 적합한 신용평가와 금융 서비스를 공급받지 못해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 금융 시장은 캐치업(Catch Up)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 공략 방안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은 기술 혁신을 통해서만 제대로 된 접근이 가능하다. 부분적인 데이터만으로 평가하면 제대로 된 신용 평가가 어렵다"면서 "토스는 대한민국 최초로 모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런 점에서 다른 은행과 다르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토스뱅크가 내놓을 혁신 서비스로 ▲개인 중금리 신용대출, ▲자동적금, ▲POS(Point of sales) 대출 세 가지를 내세웠다. 

개인 중금리 신용대출은 신용이력 평가가 되지 않는 신 파일러(Thin Filer) 고객 대상으로 제공하는 중금리 대출 서비스다. 이 대표는 "신용 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토스뱅크가 지향하는 혁신 포인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자동적금 서비스는 고객의 재무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납입금이 불입되는 행동교정 자동 적금 상품이다. 이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예적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즉시성 있는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유인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젊은 층에 걸맞은 금융상품을 새로 디자인해,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양의 돈이 쌓이면서 돈 모으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POS대출은 신용카드 할부를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 금융이력 부족자 대상으로 제공하는 이커머스 무이자할부 서비스이다.

토스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스뱅크만의 장점으로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 혁신 상품 출시 경험,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 혁신적인 조직 구조 등을 꼽았다. 

이 대표는 "금융기관 하나의 데이터만 볼 수 있는 다른 은행과 개인의 전체 금융 데이터를 볼 수 있는 토스 같은 최대 주주를 가진 토스뱅크의 데이터 품질은 굉장히 다르다"면서 "토스는 고객 동의를 얻어 고객의 모든 금융 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데이터 혁신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인터넷은행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미디어SR에 "많은 데이터가 존재할 수 있지만, 토스는 사용자가 직접 기입한 행태 정보보다는 사용자들의 실제 금융거래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토스가 보유한 데이터는 금융과 관련한 데이터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유의미한 데이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토스뱅크의 정식 출범은 1년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1년 상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토스뱅크의 은행장 등 인적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토스뱅크의 성공을 위해서는 모바일과 인터넷, 그리고 새로운 조직 구조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가진 분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강한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 본인의 행장 선임 가능성에 관해서는 "현재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 등기이사면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이례적인 경우 아니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또한 자금 확충을 위해 토스뱅크 상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토스뱅크는 장기적으로 큰 은행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그런 과정에서 상장 요건에 부합하면 시장에서 안정적인 자본을 조달받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고려 중이다. 설립도 안 된 회사의 IPO 얘기는 이르지만 빠르게 상장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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