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국내 배달 서비스 업계 1위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IT 회사 딜리버리 히어로에 4조 7500억원에 팔렸다. 국내 인터넷 기업 인수 합병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예상 가격 2조원의 두 배를 뛰어넘는 액수다. 동시에 배달의 민족이 국내 식문화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2월 10일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을 기준으로 지난 10월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거래액은 무려 8526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8년 동월 4614억원 대비 84.8%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수치는 배달의 민족의 폭발적인 성장세 영향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배달의 민족을 언급하며) 배달앱 사용자가 크게 늘어 통계상 수치가 크게 증가했다"며 "음식서비스 다양화, 가정간편식 선호 등 소비트렌드 병화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식품류와 식품 서비스를 분류해 통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식품류 모바일 거래액은 1조 387억원으로 배달앱 거래액 8526억원에 근접했다.
 

통계상 시기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지만 배달의 민족 거래액도 2017년 대비 2018년 5조 2천억원으로 전년 3조원 대비 73% 증가했다. 1년 만에 배달앱 시장이 두 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당장 10조원이 넘는 배달앱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수치뿐만 아니라 실제 1인 가구의 행동 양식에도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함께 음식은 전부 시켜먹는 새로운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통계업체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배달 서비스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19%를 넘겼다. 1인 가구의 일본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은 5~10%대에 불과하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요리를 하는 비율은 2017년 45% 미만으로 하락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8년 주방이 사라진다고 분석한 스위스 금융회사 UBS 보고서가 맞아 떨어지는 첫 국가는 한국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식문화 변화를 토대로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는 아시아권 국가로 무대를 옮겨 경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배달의 민족 투자자 지분율은 87%로 중국의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등이 대주주로 있다.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봉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은 보유한 13% 지분을 장기 보유하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가 매각 발표와 함께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공유한 내용에 따르면 경영진들은 주식을 장기 보유하며 글로벌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 배달통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배달앱 시장에 뛰어드는 쿠팡, 우버 등과 아시아권에서 경쟁하기 위해 무대를 옮기는 셈이다.
 
이를 위해 우아한형제들 매각 이후 김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와 싱가포르에 50대 50 지분으로 세우기로 한 합작회사 `우아DH아시아` 의장 자리로 옮겨간다. 베트남, 홍콩, 필리핀 등 동아시아 국가 11개국 비즈니스를 맡을 계획이다. 국내 사업경영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부사장이 넘겨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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