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협상,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경영 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개선하거나 항상 시킨 기업도 있었으며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취약점이 드러나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이에 미디어SR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점수를 토대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검토와 미디어 스크리닝을 거쳐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ESG 부문별 뉴스 10개를 선별했습니다. [편집자 주]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공공부문 정규직화

학교비정규직 총파업대회. 사진. 구혜정 기자

2019년 한해 동안 가장 뜨거웠던 사회 이슈를 꼽자면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부 만들기라는 기치와 맞물려 공기업과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일어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3일 만인 2017년 5월 이곳을 직접 찾아 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정규직화 대상에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으로부터 도급받은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제1자회사(인천공항시설관리)와 제2자회사(인천공항운영서비스)를 만들고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3300여 명을 자회사 정규직 전환했다.

최근 제3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다.  노조는 2개의 자회사로도 충분한데 1개를 더 만듦으로써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협력업체 정규직이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소속만 바뀌는 형태가 됨으로써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19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사례집`을 보면 모범 사례로 선정된 기관들을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수원시, 한국국제협력단, 기상청을 포함해 15곳이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규직 전환 규모는 384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노.사.전문가 협의회 33명 가운데 25명을 노동자 대표로 구성해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원시도 정규직 전환자 480명의 임금을 평균 20% 인상했다.

하지만 근로 안정의 측면에서 마냥 환영받을 것만같은 정규직화에도 잡음이 컸다. 기존 정규직 채용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을 내세워, 무임승차론 의견이 대두되면서부터다.  

열심히 노력해 힘들게 정규직을 쟁취했는데, 갑자기 비정규직이 문 정부 들어 별다른 노력 없이 정규직화하는 것에 대해 여기저기 불만이 쏟아져 나오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역대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맞물려 정규직화 정책이 오히려 청년 고용을 악화시켰다는 가짜뉴스까지 나올 정도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또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부분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전무하다는 점에서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나왔었다.

불매운동

유니클로 여의도점. 사진. 구혜정 기자

단연코 사회면의 이슈를 하나 더 꼽자면 `일본 불매운동`이다. 일본이 안보를 이유로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경제의 문제가 결코 정치, 외교 문제와 떨어질 수 없는 문제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초반에는 수출 관련해 한국이 갖는 손해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됐었다. 그러나 삼성 등의 기업들이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던 부품 등을 수출로 다변화나 자체 기술 투자 등 한동안 무리 없이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해 볼 만한 싸움이라는 의견이 새어 나왔다.

게다가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 기업이 위안부에 대한 비하 발언이나 한국 시민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조선왕조 500여년 간 사대해 온 중국에 대한 분노보다 30년간 일본이 자행한 잔혹한 짓에 대한 수탈기억이 더 강한 집닥기억으로 형성돼있던 한국사회에서 불매운동은 한 국민으로서 자존심 지키기의 일환이었다.

일본 의류제품뿐만 수입 맥주 그리고 일본으로 가는 여행조차 허용하지 않는 강경한 분위기에 한때는 대마도로 가는 항로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고, 일본 여행 티켓값이 헐값에 쏟아지기도 했다.

문제는 지속성이었다. 저렴한 값이나 개인의 필요에 따라,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보다 `샤이 재팬`이 되어 소비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유니클로 등과 같은 일본 제품 소비율이 다시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에 일부 시민의 한 국민으로서 부끄럽지 않냐는 지적과 소비자로서의 개인을 강조하며 맞서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삼성 노조 

사진. 삼성전자

지난 50년 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 온 삼성에 노조가 지난달 출범했다. 삼성전자에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생긴 것이다.

삼성전자 지난달 11일 열린 삼성전자 노조 출범식에 LG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를 포함한 한국노총 산하 금속, 전자 업종 노조 대표들도 참석해 연대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삼성전자에 이미 3개의 소규모 노조가 활동하고 있었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생긴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컸다. 이전 3개 노조는 조합원이 모두 합쳐 100명이 되지 않았고 활동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공식 출범하면서 최소 400명 안팎의 조합원을 확보했을뿐더러 상급단체 지원을 받고 또 다른 노조와 연대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설립으로 인해 단체교섭권이 생기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노사 문제에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늘어나게 됐다. 

삼성에 노조가 생김으로써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해고 당한 김용희 씨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구제 등,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삼성의 노동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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