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 한국 기업들은 미·중 무역협상, 일본과의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경영 환경의 급변 속에서도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개선하거나 항상 시킨 기업도 있었으며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취약점이 드러나 사회적 지탄을 받는 기업들도 있었습니다.

이에 미디어SR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점수를 토대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검토와 미디어 스크리닝을 거쳐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ESG 부문별 뉴스 10개를 선별했습니다. [편집자 주]

[미디어SR 권민수, 김사민 기자] 2019년 재계, 경제계 전반에 화제가 되었던 지배구조 분야의 주된 이슈 4가지를 살펴봤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도 있었지만, 오너 리스크로 인한 경영권 분쟁도 치열했던 한 해였다.

① 이사회 독립성 강화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회장. 사진. 구혜정 기자, LG그룹 제공

SK그룹의 지주회사 SK(주)는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이 의장을 맡도록 했다. 원래는 총수일가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다. 

SK는 지난 3월 2019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의장직은 염 전총장이 맡도록 했다. 

대표이사가 경영진 감시 역할을 하는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면 이사회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져 이사회와 대표이사의 분리가 모범적인 지배구조로 꼽힌다. 

LG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각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해왔다.

그러나 LG그룹 계열사는 2019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LG의 2인자 권영수 (주)LG 부회장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다. LG유플러스와 LG화학은 이미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된 상태다. 

② 여성 임원 확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지주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여성 간부 비중을 현재(14%)의 2배 수준인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여성 임원도 36명에서 60명으로 확대한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자율협약을 맺었다. 여성가족부는 롯데그룹이 '여성인재육성'을 기업 경영의 중요한 가치로 삼고, 여성 고위직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5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줬다고 보고 롯데그룹을 '자율협약 1호' 대상으로 선정했다. 

롯데는 여성 간부 멘토링, 여성 육아휴직 기간 확대, 유연근무제, 육아휴직자 복직 프로그램 등 여성친화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도 2006년 이전 25% 수준에 머물렀으나 현재 40%가 넘는다. 여성임원은 2012년 3명 수준이었으나 7년 만에 12배가 늘었다. 

③ 주주환원 정책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각 사 제공

현대차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년 2월까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2014년 주주환원 확대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2013년 주당 1950원이던 배당금을 2015년 4000원으로 높였다. 지난해에는 발행주식 3% 수준의 대규모 이익 소각과 자사주 매입을 했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 8월 주가안정화를 위해 2011년 기업 분할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90만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전날 종가 기준 949억 5000만원이며,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3.23% 정도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대주주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241억원 규모의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각 사 제공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나란히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냈다.

지난 6일 KB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국내 은행지주회사 중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 3617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총발행주식수의 0.55%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한 이래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약 1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앞서 지난 11월 신한금융지주는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을 오렌지라이프 주식과 내년 1월 교환하기로 결정했다.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3350만 주의 지분가치는 총 9584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주식교환을 위해 보유한 자사주 6016억원 외 신주 820만 주를 새롭게 발행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은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하락의 위험을 방지하고자 약 3584억원의 신주금액 범위 내에서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도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삼성전자 등 산업계에서 자주 활용해 온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이다. 물량부담(오버행)도 없어서 자사주 매입보다 주가관리 효과가 크다고 평가된다.

④ 경영권 분쟁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제공: 대한항공

2019년은 유난히 오너 리스크로 인한 경영권 분쟁 이슈가 많았던 한 해였다. 특히 국민연금 등의 기관 투자가와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하면서 적극적인 기업 관여를 시작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한진그룹, 한진칼 주식을 매입해 지난 1월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섰다. KCGI는 11일 기준 한진칼 지분 15.98%를 확보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경영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 조원태 회장의 선임에 대한 적법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2대 주주 KCGI와 표 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4%인데, 6.28%의 지분을 가진 반도건설이 KCGI 편에 선다면 경영권 위협이 가시화된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제공.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도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합병과 관련해 KB자산운용의 주주권 행사에 철퇴를 맞았다. SM엔터 3대 주주 KB자산운용은 SM이 이 프로듀서가 100% 지분을 가진 라이크기획에 음악자문 명목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사익편취 의혹과 함께 합병을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 창사 이래 18년간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은 SM에 30%의 배당성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SM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향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업 경쟁력 손상 등의 이유를 들어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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