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진.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제공

[미디어SR 김병헌 전문위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별세했다. 향년 83세.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폐렴 등으로 1 여년 간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외에 머물러온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해 입원과 통원을 반복하며 투병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병세 악화로 이날 저녁 아주대병원에 입원했었다. 그의 증세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기중, 경기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무역업체이던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 31세때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세웠다. 이후 회사를 자산 규모 국내 2위의 대우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대우그룹은 1990년대 김 전 회장의 기치로 내건 ‘세계경영’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대우가 해체되기 직전 1998년 그룹의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한국전체 수출규모인 1323억달러의 14%가량을 차지했다.

김 전회장은 1989년에 출간한 자서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발간 5개월 만에 100만부가 팔리는 인기를 모았다. 대우그룹 ‘세계경영’의 출발이기도 하다.

대우그룹은 그러나 1999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1999년 8월 채권단의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이후 베트남 등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자진귀국해 검찰에 기소된 뒤 2006년 징역 8년6월에 17조원대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에 대해서는 2007년 특별사면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2010년부터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을 벌여, 베트남·미얀마·인도네시아·타이 등 동남아시아에 청년사업가 1천여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대우관계자는 미디어SR에 "'김 전 회장이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지와비엠 교육사업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달라'는유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그룹 해체 이후로도 매년 창업기념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해왔다. 김 전 회장이 공식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2017년 3월 서울에서 열렸던 ‘대우창업 50주년’ 행사였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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